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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질병 감수성 차이, 후성유전학적 요인이 원인”

연세대 김영준 교수팀 최초 규명…’네이처’에 게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체 간 나타나는 ‘환경적응력 차이의 주요 원인이 후성유전학적 방법에 의해 조절되는 유전자 발현의 차이에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미래기반기술개발사업과 글로벌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김영준(49세) 교수팀이 연구한 성과로서, 연구 결과는 최고 권위지인 Nature genetics지 3월 2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각 개인간의 형질의 차이, 질병에 대한 감수성의 차이를 설명하는 유전자 발현의 변이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후성 조절 인자 특히 뉴클레오좀의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임을 처음으로 밝혔다.

사람마다 질병에 대한 감수성이 다르고 신체적 능력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저마다 가지고 있는 세포내 단백질의 기능과 양의 차이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본다.
동일한 단백질이라도 어떤 세포, 조직, 혹은 개체 안에서 발현되는가에 따라 단백질의 양은 크게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발현 변이의 원인으로 간혹 ‘돌연변이’가 제시되곤 하지만, 최근에는 유전자의 세포내 보관 및 사용가능한 상태를 조절해 유전자 발현의 차이를 일으킨다는 ‘후성 유전학(epigenetics)적’ 조절이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주요 유전자의 뉴클레오좀 형성에 따라 다양한 유전자의 발현 차이가 나타나며, 결국 세포 및 개체 간의 다양성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

특히 뉴클레오좀이 어느 유전자에 어떻게 만들어 질 것인가가 DNA 서열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유전자가 내재적으로 다양성을 유도할 수 있고 진화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규명한데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최근에 과학계에서 논란이 돼 온 현상, 즉 환경변화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유전자일수록 유전자 발현변이가 크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과학적 근거로 제공될 수 있다.
환경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만들어 냄으로서 집단의 적응을 극대화하려는 진화원리의 기전을 제시한 것.

이번 연구 성과는 후성유전학적 요인이 생체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힘으로써 사람에 따라 다른 질병 감수성의 차이를 설명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 향후 질병 치료를 위한 유전자 발현 조절법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용어>
△유전자의 발현
=유전자의 발현이라 함은 DNA의 유전정보가 RNA를 거쳐 단백질이 됨으로써 세포 안에서 각자의 기능을 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DNA가 RNA가 되는 과정을 전사라 하며 RNA가 단백질이 되는 것을 번역이라 한다.
전사가 되는 과정은 RNA 중합효소와 전사 단백질들이 유전자의 앞부분(프로모터)에 붙어서 시작된다.

동일한 단백질이라 하더라도 특정 세포, 조직, 혹은 개체 안에서 발현된 단백질의 양은 다른 세포, 조직, 혹은 개체 안에서의 발현량과 크게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줄기 세포로부터 분화되는 모든 세포는 같은 DNA code 를 가지고 있지만 개별 단백질의 양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 세포로 발달되게 된다. 혹은 사람과 침팬지의 경우도 genome 서열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발현량의 차이에 의한 형질의 차이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후성유전학과 뉴클레오좀
=RNA가 DNA 로부터 생성되는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 라 하는데, 전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DNA를 둘러싸고 있는 뉴클레오좀(nucleosome) 구조가 느슨해지고, 이 때 전사 조절 인자(transcription factor) 및 전사 인자 (RNA polymerase) 들이 DNA 에 결합해야 한다.
기존의 유전자 발현 연구에서는 전사 인자 및 전사 조절인자들의 DNA 와의 결합 기작 및 작동 기작을 주로 연구해 왔다.

또한 유전자 발현의 변이를 조사했던 연구들에서도 전사 조절 인자의 구조적, 기능적 차이와 그것이 결합하는 DNA 서열의 차이를 가장 큰 요인으로 손꼽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후성유전학 (epigenetics) 이라는 분야가 새로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후성유전학이라 함은 DNA 유전자 정보에는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유전자 발현의 양을 조절하는 작용 기작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전사 조절 인자가 결합할 수 있도록 뉴클레오좀 구조를 변화시키는 단계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뉴클레오좀은 좌우로 움직이기도 하고 더 촘촘한 크로마틴 구조를 이루기 위해 빽빽하게 모이기도 한다. 만약 프로모터에 빽빽한 크로마틴 구조가 형성되면 RNA 중합효소와 전사 단백질들이 프로모터에 결합을 하지 못해 전사가 이뤄지지 못한다.

예를 들어 열충격이라는 외부 조건이 오면 어떤 프로모터의 뉴클레오좀은 형성이 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환경의 변화, 유전적 변화에 의해 뉴클레오좀의 형성이 변경되면 이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변하고 이것이 변이를 유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