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렸을 적 운동회에서 있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한번쯤은 혼자 웃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최근 필자는 예전 학교에서, 마을에서 행사 때마다 빼놓지 않고 했던 줄다리기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누가 앞에 서야할지, 줄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구령은 어떻게 붙여야할지.. 등등 각자 그 위치에 적합한 인물들이 각자의 노하우를 발휘하며 구령을 함께 외치며 줄을 힘차게 당기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이러한 줄다리기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고 하나의 구령에 일사분란하게 함께 움직이는 그 모습은 줄다리기의 경기 승패를 떠나 혼연일체의 감동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줄다리기의 경쟁력은 정말 중요한 덕목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공자의 정명(正名) 사상도 맥이 상통하는 데가 있어 잠시 소개해 보면,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어버이는 어버이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 하여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기의 名分에 해당하는 德을 실현함으로써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자기 자리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라 할 수 있으며, 또한 그 무리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은 가장 결정적이라 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면서도 다각적으로 생각하는 혜안(慧眼)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소의 해를 맞이하면서 올 2009년의 화두는 단연 ‘우보천리’(牛步千里)'였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말’로 우직한 소처럼 원칙을 갖고 열심히 전진해 간다면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소는 내적 가치로 충직, 성실, 끈기, 온순 등을 나타내고, 외적 가치로 사람에게 노동력과 고기를 주는 등 그 어디 하나라도 버릴 것이 없는 동물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처럼 인내심을 갖고 한발 한발 꾸준히 나간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한국콜마에는 4성5행이라는 경영원칙이 있는데, 그 중 5행의 행동원칙 중에 ‘우보(牛步)’라는 것이 있다. 전직원들이 업무를 함에 있어 실천해야할 행동원칙으로 소처럼 꾸준히, 뒷걸음치지 않고 한발 한발 전진해 나가면 좋은 결실이 온다는 의미에서 만든 행동원칙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만 상용되는 말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든 좋은 상황에서든 내실을 갖춘 소처럼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어떠한 위기상황도 헤쳐갈 수 있고, 튼실한 경쟁력을 쌓아 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현실 속에서 바삐 살다 보면 예전에 품었던 꿈들을 잃고 살기가 쉽다.
그러나 필자는 작은 꿈을 많이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작은 꿈들을 꾸준히, 우보의 마음으로 실현하다 보면 큰 꿈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기 바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꾸준히 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