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건보공단 이사장이 약가협상을 직접 챙기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은 지난 11일 국내제약업체인 한미약품(주)의 경기 화성 팔탄공장과 기흥연구센터, 다국적제약업체인 한국MSD(주)의 시흥공장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건보공단이 약가협상의 당사자로서 현장 방문을 통해 약가적정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건보재정에서 차지하는 약제비의 비중 및 보험 의약품의 가격에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것.
정형근 이사장은 “건보재정에서 차지하는 약제비의 비중이 매우 높다”고 우려하며, “약제비 절감을 위해서는 우수한 제네릭 의약품의 개발과 사용이 증가해야 하고, 특히 신약과 제네릭의 중간단계인 개량신약이 많이 나와 오리지널 의약품과 경쟁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제약사들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정이사장은 또, “생동성 시험 조작 등으로 국내 제네릭 의약품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제네릭 의약품의 사용이 증가할 수 있도록 제네릭 의약품의 신뢰회복에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국내 의약품 유통체계에 대한 제약사의 의견을 청취하고 물류비용 및 불투명한 유통체계에 대한 개선을 통한 약가적정화를 강조했다.
특히, 국내제약업체가 해외제약사에 비해 매출규모가 매우 적고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형근 이사장은 “우리나라도 이스라엘, 인도의 제네릭 전문 제약회사들처럼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은 물론 시장경쟁력 등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국적제약업체들의 국내 제조공장 등과 관련해서도 정이사장은, GNP의 증대 및 고용창출의 고부가가치 산업인 글로벌 제약업체의 국내 유치를 위한 기반환경 조성에 대한 긍정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업체의 의견에 공감을 나타냈다.
정형근 이사장은 “건강보험 약제비 효율화를 위해 제약업계의 역할과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제약산업의 건전한 발전이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업계측에서도 R&D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함께 건전한 경쟁과 효율을 통해 우리나라의 제약산업이 보다 고도화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길 당부했다.
정형근 이사장의 의견에 양 업체에서도 “국민건강을 위한 의약품 제조, 신약ㆍ개량신약ㆍ질 높은 제네릭 의약품 개발 등에 대한 국내 R&D투자와 건강보험의 약제비 적정화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건보공단의 이번 제약업체 방문은 공단 설립후 처음 있는 일로서 정형근 이사장이 취임후 그동안 강조한 현장중시 경영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정형근 이사장의 제약사 현장 방문은 이미 예견된바 있다.
정형근 이사장은 얼마 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약가협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는 공단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바 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정이사장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제약사를 직접 방문, 향후 약가협상에서 공단이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