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표정을 이해할 때와 같은 인종의 표정을 이해할 때 발생하는 서로 다른 느낌이 뇌 활동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과 이경욱 교수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기술(F-MRI)을 이용해 확인됐다.
사람들이 같은 인종의 행복 또는 슬픈 표정을 볼 때는 편도, 해마 등 감정 처리 과정에 관여되는 뇌 부위가 강하게 활성화되는 반면, 외국인(다른 인종)의 표정을 볼 때는 주어진 자극을 지각하고 평가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 후두엽 및 두정엽 등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경욱 교수팀은 지난 2006년 이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인 또는 서양인의 표정 사진을 보여주며 뇌의 반응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기술로 측정했다.
특히, 본 연구에 사용된 얼굴 표정 사진은 이경욱 교수와 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가 지난 2004년 한국 최초로 표준화된 한국인 감정표현을 구현해 개발한 ‘채리 한국인 얼굴 표정 (ChaeLee Korean facial expressions)’이 사용됐다.
연구에 따르면 같은 인종의 표정을 볼 때는 감정과 관련된 뇌 부위들이 즉각적으로 활성화되어 공감적 반응을 자동적으로 불러일으키지만, 외국인의 표정에 대해서는 어떤 감정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뇌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차적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같은 인종의 표정은 감정적, 자동적으로 이해하고 외국인의 표정은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 이해하게 되어 머리가 더 많이 쓰인다고 볼 수 있다.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과 이경욱 교수는 “본 연구는 최근 외국인과의 교류가 점차 많아지는 가운데 인종 간 대인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정적 심리과정을 뇌의 기질적 현상으로 설명했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특히 문화 정신의학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 ‘동종 및 타인종의 얼굴 감정 처리 과정의 차이(Distinct processing of facial emotion of own-race versus other-race)’는 뇌과학 연구 전문 저널인 ‘Neuroreport’ 7월호에 게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