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관심과 활용이 점차 커지고 있는 의료 로봇 개발을 위해 국가적인 차원의 장기적이고 규모있는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연세의대 이우정 교수(외과, 내시경/로봇수술 센터)는 최근 개최된 산부인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로봇수술의 현황과 경쟁력’을 의료서비스와 산업측면에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의학적, 의료서비스 입장에서 봤을 때 로봇수술은 조금 늦기는 했으나 곧 발전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을 포함, 유럽에서는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전망은 아주 밝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아시아에서도 05년 4월 13번째로 다빈치 로봇이 도입돼 비교적 늦어졌으며, 초기에는 국민의 인지도 부족 및 신뢰부족, 700~15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수술비 부담으로 로봇수술이 활성화 되지 못했다”고 밝히고 “하지만 점차 활성화 돼 도입 2년이 되던 지난 07년 7월에는 400예를 달성했으며, 특히 로봇수술과 직접 관련된 사망사고는 단 한 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고가의 의료장비 및 소모품을 전량 외국, 특히 미국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하루 빨리 로봇장비 및 소모품을 국산화 해 비용을 줄이고 건강보험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측면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우리나라 산업용 또는 공업용 로봇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수준이지만 의료 로봇시스템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은 아직 초보단계에 있다”며 “그러나 07년부터 의료로봇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식하고 의료로봇 개발연구팀을 구성해 앞으로의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연구비 증액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다 많은 공학자들이 의료로봇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로봇공학을 위한 기초지식과 능력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뭉쳐진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가에서 좀 더 주도적으로 흩어져 있는 능력과 기술을 뭉쳐 의료로봇의 발전에 힘쓴다면 곧 세계적인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에서 로봇을 이용한 의료서비스의 효용성이 이미 증명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활용이 점차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며 “우리나라도 우수한 의료 로봇시스템 개발을 위해 의료전문가와 로봇관련 전문가의 적극적인 상호협력과 국가의 규모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