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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암환자 치료 영상진단 원천기술 개발돼

다양한 PET 분자영상진단용 의약품 제조 가능

암의 분자 수준의 특성과 변화를 영상으로 진단해 암 환자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영상 진단 원천 기술이 국내 과학자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인하대 화학과 지대윤 교수가 이끄는 바이오벤처기업인 (주)퓨쳐켐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문대혁·오승준 교수팀은 지난 5년간 공동 연구를 통해 양성자 용매를 이용, 다양한 PET 분자영상진단용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독일의 다국적 제약기업인 바이엘쉐링파마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임상적용 및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 및 제조기술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표준으로 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우리의 기술이 세계 PET용 분자영상의약품의 임상시험 표준 제조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암, 파킨슨병과 치매 등 난치성 질환을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제를 선택하거나 치료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분자영상 진단의 핵심 원천 기술이 개발돼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것.

분자영상기술은 세포 내에서 발생하는 분자, 유전자 수준의 변화를 영상화하는 기술로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대 첨단 기술의 하나’로 인식되면서, 2000년대 이후 전 세계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분야이다.

분자영상기술은 종양의 세포 증식 정도, 산소 분압, 수용체 등 종양세포 내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어서 암의 근본적인 변화에 조직 검사와 같이 접근 할 수 있으며, 치매나 파킨슨병의 분자 수준의 원인을 영상화 할 수 있다.

기존에 개발됐거나 개발 중에 있는 치매·파킨슨병·암 등 난치병의 분자영상진단 의약품은 상용화되기 어려워서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이 입증되거나 일선 병원에서 진단용으로 사용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양성자 용매를 이용해 다양한 분자영상진단용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양전자단층촬영술(PET)로 영상화 할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데 이번 개발의 핵심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기술은 기존 유기화학 교과서의 개념을 뒤집는 것으로, 이전에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양성자 용매 하에서 친핵성 치환반응을 진행시켜 기존 제조기술 대비 5~50배 향상된 수율로 PET 검사용 방사성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한 기술이다.

PET 검사용 의약품은 사용 반감기가 매우 짧아 일정 수율 이상을 생산해야만 실제로 대량 생산이 필요한 임상 검사에 적용할 수 있다.

암이나 신경질환 등의 진단을 위한 첨단 영상 진단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PET검사는 현재 인체의 포도당 대사를 평가하는 FDG라는 영상용 의약품이 거의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이는 다른 분자 영상 진단 의약품을 제조하는 좋은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지대윤 교수는 “이번 양성자 용매를 이용한 PET 검사용 분자영상 의약품 제조기술은 많은 종류의 진단 의약품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원천 기술로서 그동안 생산이 어려워서 실용화되지 않았거나 새로 개발하는 진단 의약품에 모두 적용돼 앞으로 분자영상을 통한 진단법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또 “대학병원과 벤처기업이 산학협동으로 국가적으로 집중해 힘을 쏟으려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해 의료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대혁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이번 원천 기술 개발로 향후 치매,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과 암의 치료 평가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치료 신약의 효능을 판정할 수 있는 도구로서 사용돼 신약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 각종 임상시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은 효능과 안전성 평가를 위한 3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 및 유럽핵의학분자영상학회지 등에 게재됐으며, 현재 3건의 국내 특허가 출원 및 등록됐고 세계 각국으로도 국제특허 출원이 돼 등록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실시간분자영상기술사업과,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혁신형 암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적용해 앞으로 영상기술의 개발과 전임상연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