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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어이없는 진료기록 황당…누군가 내 행세?

‘9년간 또다른 내가 진료를 받아왔다?’

뇌출혈 치료를 받은 40대 남성이 가지도 않은 병원에서 9년간의 진료기록이 발견돼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 병원과 남성 사이에 진실공방이 일고 있다.

지난달 뇌출혈 증세로 3주간 용인 K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던 김모씨(47·용인)는 퇴원 후 자신이 들어놓았던 H보험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다.

그러나 당연히 10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것으로 믿고 있었던 김씨는 이달 초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H보험으로부터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0여차례의 김씨의 진료기록이 발견돼 병력 고지의무위반 심사 등을 위해 보험금 지급을 유보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

하지만 김씨는 아주대병원에는 전혀 간 적이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곧 병원을 찾아간 김씨는 주소만 다르고 자신의 이름은 물론, 주민등록번호까지 똑같은 자가 만성위염으로 진료를 받았던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씨는 누군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도용한 것이라며 유명 대학병원이 수년간 본인 확인없이 진료를 해 낭패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진료기록상의 키보다 내가 6㎝ 더 큰 점만 봐도 다른 누군가 내 행세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아주대병원이 이렇게 허술한 지 몰랐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도 황당하긴 마찬가지. 병원측은 무려 9년 동안 건강진단은 물론, 각종 진료를 타인이 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누군가 김씨 행세를 했다면 병원도 피해자”라며 “병원에서 일일이 건강보험증과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보험증 대여 등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김씨의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하기 힘든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진료기록상의 전화번호가 모두 결번이거나 정지돼 있기 때문에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김씨가 경찰 수사를 의뢰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잘못 진료해 준 병원이 신고를 하든지 책임을 지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장 치료비 걱정에 하루하루가 힘든 상태에서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수사 운운하는 것은 병원이 약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포뉴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경기일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