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는 누구보다 건강관리를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
건강검진도 자주 받고 꾸준히 관리를 할 것으로 말이다. 그러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병원의 의사, 간호사가 환자와 병원 고객들에게 진료와 각종 검사를 제공하고 치료를 위해 힘쓰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얼마 전 가정의학교실(이수연 전공의 外)이 2002년~2004년에 인턴으로 입사하여 중간에 공백 기간 없이 과정을 수료하였거나 수료 중인 부속, 한방, 치대병원의 3년차 전공의들의 인턴 채용 시 건강검진 자료와 3년 뒤 (전공의 3년차) 시행한 직원검진 자료를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비만(체질량지수 ≧ 25)의 비율은 인턴 시작 전에는 18.2%이었으나 3년 뒤에는 24.6%로 증가하였음이 나타났다. 전공의의 전공계열을 내과계, 외과계, 서비스계로 나누었을 때 내과계에서는 비만 유병률이 유의하게 증가하였고, 외과계에서는 간기능 이상자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이는 아마도 내과계 전공의의 경우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활동량이 적어서일 것으로 생각되며, 외과계의 경우는 회식문화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또한 3년 전에 비해 혈압이상 비율이 10%에서 17%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의의 경우 과중한 업무량과 잦은 당직 등의 이유로 인해 건강관리와 예방에 소홀히 할 수 있고 또 그 가능성이 높은 것을 보여준다. 비단 전공의뿐만 아니라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사회초년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일 것이다. 과중한 업무는 다른 사람의 위를 하루에서 수십 번 들여다보는 소화기내시경 전문의가 자신의 위장에 대한 검사는 받을 만한 여유를 구하기 힘들게 할 것이며. 하물며 언제나 바쁜 수련의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과도한 업무와 정신적인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부족한 수면시간, 그리고 음주 및 흡연 등으로 인해 건강관리에 소홀해 지기 쉽다.
그런데, 의사, 간호사는 환자에게 건강에 있어서 모범이 되어야 하고 또 그에 대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는데 정작 본인의 건강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면 환자에게 올바른 건강교육을 하기가 어렵다. 의료진이 비만한 경우에 비만 환자에게 살을 빼라고 교육하기가 어려우며 설사 그렇게 교육한들 환자가 의사의 말을 듣고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어쩌면 영화 속 ‘너나 잘하세요’ 라는 유행어가 마음속에서라도 메아리 칠 수 있다. 의사가 환자의 건강에 대한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직장의 근로자는 정기적인 검진을 받게 되어 있으며 병원에서도 직원 대상의 정기 검진이 이루어지고 있다. 적지 않은 직원들이 검진을 받고 모르고 있던 질병을 발견하여 치료하기도 하고 또한 예방함으로써 건강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