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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훌륭한 하드웨어에 창조적 소프트웨어 결합할 것”

심영목 초대 삼성암센터장 취임의 변


내년 1월 오픈 예정인 삼성암센터의 초대 센터장에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심영목 교수가 임명됐다.

심센터장은 원자력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흉부외과를 처음부터 맡아 최고수준으로 이끈 공로와 우수한 수술성적을 인정받아 새롭게 개원할 암센터의 장이라는 중책을 부여받았다.

그의 포부를 들어본다.

▲초대 삼성암센터장 취임 소감은
=14년전인 1994년 삼성서울병원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친절과 고객서비스로 대표되는 ‘환자 중심의 병원’이라는 새로운 병원 문화를 창출해 국내 의료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듯이 2008년 오픈되는 삼성암센터(이하 암센터)는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그만큼 초대 암센터장이라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우연찮게도 그동안 나는 새로 시작되는 일만 해왔던 것 같다. 1987년 당시 국가 암센터였던 원자력병원의 초대 흉부외과 과장으로 부임한 이래 7년간 폐암과 식도암을 전문 영역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그동안 흉부외과는 심장과 폐질환을 함께 해왔으나, 나는 폐질환을 중심으로 다루며 이 분야를 세분화시키며 발전시켜왔다.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과 함께 자리를 옮겨 흉부외과의 폐식도 파트를 맡아왔다. 이 때 역시 개원부터 흉부외과내 폐식도외과로 자리를 잡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후 폐암팀장과 폐암센터장을 맡으며 폐암치료를 진료과 중심에서 센터 중심의 협진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스럽게도 삼성서울병원 폐암팀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우수한 교수진들로 포진돼 있어서 짧은 시간내에 협진시스템은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협진의 핵심은 팀워크이다. 폐식도외과를 비롯해 호흡기내과, 혈액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마취과와의 훌륭한 팀워크는 세계에서도 부러워할 만큼 우수하다고 자부한다.

초대 삼성암센터장이라는 중임을 맡은만큼 가장 절망적이라는 암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를 할 수 있는 곳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삼성암센터는 훌륭한 하드웨어이다. 여기에 창조적인 소프트웨어를 결합시킨다면 가장 효율적인 암치료 시스템이 탄생하리라 기대한다.

▲삼성암센터의 장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암 환자 전용 병원이라는 점이다. 즉 기획단계부터 암환자의 치료를 중심에 두고 세세한 부분까지 설계됐다. 일례로 암센터는 진료과가 의미가 없다. 위암센터, 폐암센터, 간암센터, 대장암센터 등과 같이 센터 중심으로 나눴다. 환자의 이동동선을 최소화 했다. 즉, 지하 8층 지상 11층의 652병상 규모의 친환경적 첨단의료시설을 갖춘 훌륭한 하드웨어를 갖췄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여기에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장착될 계획이다. 이는 곧 암치료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국내 암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할 것이다.

▲암센터의 차별화된 전략은
=암센터는 치료는 물론 예방(교육), 연구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세계적 수준의 암치료기관을 목표로 암의 진단부터 수술까지 원스톱 진료시스템과 정확한 치료를 위한 협진시스템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 ‘Comprehensive Cancer Center’, 즉 세계적 수준의 토탈 암치료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치료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암예방과 교육 그리고 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암정복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보면 된다.

암센터에서 협진시스템과 원스톱 서비스를 핵심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협진은 각 암별센터마다 특색을 살리겠지만, 원칙적으로 협진이 기본이 된다. 일례로 폐암센터의 경우, 매일 11시부터 12시까지 내외과 의사가 모여 그날 본 환자에 대해 협진컨퍼런스를 실시해 환자의 치료방향을 결정한다. 환자가 있어야 하는 경우는 주 1회 별도 진료시간대를 마련해 협진을 실시할 계획이다.

흔히 미국이나 의료선진국에서 보는 환자 1명을 여러명의 의료진이 진료하는 모습을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원스톱 서비스도 획기적이다. 암환자의 가장 큰 불만은 진단부터 수술까지 걸리는 기간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의 의료시스템상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부족한 병상수, 부족한 수술실, 또한 의료진 부족 등이다.

암센터는 현재 1개월에서 3개월 걸리는 암진단부터 수술까지의 대기기간을 빠르면 1주일로 크게 단축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술실을 크게 늘렸다. 삼성서울병원 본원이 1278병상에 25개실의 수술실을 보유한 반면, 암센터는 652병상에 20실의 수술실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수술을 빨리 할 수 있는 것이다. CT, MRI, 내시경 등도 장비를 크게 늘렸다. 암센터에서 늦어지면 본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유기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검사가 기존에는 1~3주 걸리던 것이 1주일내 가능해진 것이다. 암이 의심되면 일단 병실에 입원시킨 후 신속히 검사를 진행하고, 수술이 결정되면 수술 역시 곧장 할 계획이다.

교육은 크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암예방 사업과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암환자 교육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일반인 대상 암예방 사업은 암정밀건진을 추진할 예정이다. 암예방에는 건강검진이 강력하다.

지금까지는 일부 암에 대해서만 건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암센터 4,5층에 건강의학센터를 두고 암정밀건진을 실시할 예정이다.

암환자 교육은 중점사업중 하나이다. 지하 1층에 암교육센터를 마련했다. 암에 대한 전문 자료는 물론, 암에 대한 다양한 일대일 맞춤 상담도 한다. 특징적인 것은, 미술교실, 음악교실, 명상과 요가 등 암환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하루에 4~5개의 암환자 교육이 열리게 되니 암환자도 이제 바빠질 것이다. 아는 만큼 암에 대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0월 1달간 미국으로 벤치마킹을 다녀왔다고 하는데
=미국의 선진 암센터 운영을 보기위해 다양한 의료기관을 벤치마킹했다. MD앤더슨 암센터, 메모리얼 스로운 캐터링 암센터, 존스홉킨스 등등을 둘러봤다. 가장 눈여겨 본 곳은 존스홉킨스이다. 다른 곳은 암 전문 병원이지만, 이곳은 종합병원과 함께 암센터를 운영한다. 우리와 비슷한 모델이다.

종합병원과 함께 있으면 암치료에도 더욱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암센터만 있을 경우에는 내분비나 심장, 신장 등의 암 이외의 파트가 약해질 수밖에 없고 이 분야의 좋은 의료진을 보유하기가 어렵다. 일례로 폐암수술중 대동맥이나 심장에 암이 침범한 경우 심장수술을 함께 해줘야 하는데 경험이 풍부한 심장의가 봐야 치료효과가 높아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현재의 삼성암센터가 그런 모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존스홉킨스도 그러했다.

▲다른 특징은
=암환자용 중환자실이 40병상이다. 수술후 중환자 케어가 좀더 여유로워져 적극적으로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중환자실은 첨단 실링펜던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세계적으로도 중환자실과 수술실 모두 실링펜던트 시스템을 갖춘 곳은 드물 정도로 최첨단 시스템이다. 천정에 모든 치료시스템이 달려있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환자에 대한 치료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암센터는 기존 병상과 별도로 67병상의 항암환자를 위한 외래치료실을 갖추고 있다. 본원의 31개실을 2배 이상 늘린 것이다. 미국 MD앤더슨 암센터는 700병상 규모에 150개의 외래치료실을 갖추고 있다. 항암치료를 더욱 적기에 적극적으로 실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장간호도 활성화 시킬 계획이다. 암환자가 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어디서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암은 그동안 불치병에서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되는 병으로 발전됐다. 그러나 앞으로 암의 원인규명과 치료법 개발을 통해 완치 또는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암센터가 초기라 여러 시행착오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의료계와 국민 건강을 위한 시도인 만큼 애정과 관심으로 봐주길 바란다. 많은 격려와 사랑 그리고 충고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