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와 병원협회가 공단과의 수가협상에서 서로의 입장차이를 좁히고 못하고 결국 협상종료를 선언, 내년도 수가결정은 건정심으로 넘어가게 됐다.
공단과 병협은 협상 마지막 날인 17일 밤 8시, 서로의 의견을 조율했지만 서로의 입장차의 크기만을 확인하는 자리로 끝나고 말았다.
협상이 끝나고 나온 병원협회 관계자는 “더 이상 할말이 없을 뿐 이다. 인건비는 물론, 물가상승률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 공단 측에서도 우리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현상을 통해서 유형별 수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는 자리였을 뿐”이라며, “일대일 수가협상이 아니라 계약자만이 이득을 보는 형태다. 우리는 건정심으로 가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협의 수가협상이 끝나고 곧바로 의협의 수가협상이 진행됐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의협과의 수가협상이 한참 진행 중에 공단 이평수 재무상임이사가 협상장을 먼저 나와 분위가 좋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평수 재무상임이사는 “할말은 이미 다했다. 의협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분명 마지막이라며 수가를 제시했지만, 의협은 아직도 무언가 남아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며 협상장을 떠났다.
그러나 잠시 후 협상장 문을 열고 나온 의사협회 전철수 보험부회장은 “차이가 크다. 협상은 더 이상 없으며, 건정심으로 갈 것”이라며, “수가계약의 의미가 없다. 기본권이 존중되지 않는 반 강제적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의 수가협상과 관련해 공단은 2%대 인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협은 그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전철수 보험부회장은 “이런 수가협상은 결국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환자들의 의료에 대한 욕구를 무시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정부도 이제 의료에 있어서만큼은 정직해져야 할 것 같다”며 “올해 유형별 수가협상은 상호주의에 입각한 협상이 아니라 일방적인 고시”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번 수가협상은 의료단체들 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꼴이며, 의료서비스 체제를 정부가 조장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전 보험부회장은 “각 단체 모두 계약의 파행적인 행태에는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조만간 공급자들끼리 모여, 현 단계에서의 유형별 수가협상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의・병협과 달리 17일 밤 10시 20분, 최종적으로 수가협상을 매듭졌다.
공단과 약사회는 상대가치점수당 환산지수는 63.1원으로 전년의 62.1원보다 1원을 올려 협상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