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장병, 당뇨·빈혈보다 많아 ‘충격’

3명 중 1명은 3기 이상에서 발견…60대 초반 급증

콩팥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심할 경우 투석치료와 이식까지 필요한 만성콩팥병 환자가 당뇨병, 빈혈 환자보다도 더 많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김성권)는 27일 ‘세계 콩팥의 날(3월 8일)’을 기념해 심포지엄을 열고 전국 39개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2005년 한해 동안 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일반 성인 32만9581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수진자의 7.7%가 만성콩팥병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당뇨병(4.2%)과 빈혈(3.5%)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이중 콩팥 기능이 50% 이하까지 떨어져 치료가 쉽지 않은 3기 이상의 환자는 2.67%로 집계돼 전체 만성콩팥병 환자의 35%나 차지했다.
 
한편 조사 결과를 보면 특이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데 60세 이상에서 3기 이상의 만성콩팥병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
  
연령대 별로 보면 18~24세 0.1%, 40~44세 1.2%, 55~59세 2.4%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유병률이 점진적으로 증가했는데 60~64세에 접어들면 무려 13.7%로 50대 후반보다 무려 6배 가까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만성콩팥병이 악화되면 노폐물과 수분이 몸에 쌓이고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고 빈혈이 생기며, 뼈가 약해지고 심장마비와 뇌경색의 위험이 증가한다.
 
김성권 이사장은 “고혈압과 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면서 만성콩팥병 환자도 증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3명 중 1명은 콩팥 기능이 망가져 치료가 쉽지 않은 3기 이후가 돼서야 발견되는데 이는 만성콩팥병의 조기 진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은 공동으로 ‘세계콩팥의 날’을 제정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29개국이 참여 중이다.
 
대한신장학회는 내달 5일부터 11일까지를 세계콩팥의 날 기념 콩팥 건강 주간으로 선포하고 76개 종합병원 등 전국 81곳에서 대대적인 무료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상훈 기자([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