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J대 의대 공모(30)씨는 지난 1일 마감한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결과를 보고 “의대 입학을 위해 삼수를 했는데, 또 ‘재수’다”라며 한탄했다.
이미 지난해 성형외과에 지원했다가 낙방, 올해 또다시 지원했지만 1명 정원에 4명이나 몰렸기 때문이다.광주지역 대학병원·종합병원이 2007년도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을 지난 1일 마감한 결과, 흉부외과·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이 미달 사태를 보였다.
반면 내과·정형외과·신경외과·피부과 등은 2대 1∼ 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흉부외과에 2명을 모집했지만 1명도 오지 않았다.
소아과·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핵의학과 등 6개 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9명을 뽑는 외과에는 2명만 지원했고, 4명을 뽑는 응급의학과에 역시 2명만 지원해 정원을 못 채웠다.
반면 성형외과(2명 모집 4명 지원)·정형외과(5명/13명)·신경외과(3명/8명)은 2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 대조를 이뤘다. 조선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지난해 지원자가 없었던 흉부외과에는 올해 1명이 지원해 위기를 넘겼다. 외과(4명/1명)·산부인과(2명/1명) 등은 올해도 2년째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광주 기독병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각각 3명·2명을 뽑는 외과·산부인과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소아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 등은 겨우 1대 1 경쟁률을 보였을 뿐이다. 의대생 정모(26)씨는 “1년간 쉬며 당직의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미뤄둔 여행·공부를 하는 등 재수에 대한 각오는 다들 하고 있는 편”이라며 “무리한 경쟁을 피해 졸업 학교·수련 병원이 아닌, 타지역·타병원으로 지원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특정과 선호 현상에 대해 ‘의료 불균형’이 심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산부인과·흉부외과 등 외과 계열의 경우 지원자 부족 현상이 매년 되풀이돼 전문의 양성과 진료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응급의학과의 경우 순환 당직이 되풀이돼 업무 과중을 불러올 수 있는 상황이다. 병원협회에서는 이 때문에 ▲비인기과를 대상으로 한 2차 지망 선발 허용 ▲산부인과 수련의 부조수당 지급 등 대안을 내놓고 있으나, ‘재수’ ‘삼수’를 마다하지 않고 인기과에 집착하는 현상을 막지 못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마재숙 홍보실장은 “전공의 기피 현상이 일어나는 부서들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가장 필요한 분야라는 사실은 아이러니”라며 “의사 인력의 공급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의 현실화 등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광주일보 서민정 기자(viol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