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이진희 교수(정신건강의학교실), 차승규 교수(생리학교실, 글로벌의생명학과) 연구팀이 최근 초미세먼지가 우울증을 유발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를 국제 SCIE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0일 전했다.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PM2.5) 노출이 뇌의 특정 부위(시상하부)에 산화 스트레스와 소포체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우울증과 유사한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규명하였다.
연구진은 실험동물(쥐)에 4주간 초미세먼지를 흡입시킨 후, 우울증과 연관된 행동 변화를 평가하였다.
행동실험 결과 무기력함과 동기 부족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우울증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행동지표이다.
또한, 뇌 조직 분석결과 시상하부에서 산화스트레스 및 소포체 스트레스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도파민 생합성의 핵심 효소인 티로신 수산화효소(tyrosine hydroxylase)의 발현이 감소하였으며, 이는 도파민 신경회로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도파민은 행복과 동기부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이 감소가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동 연구팀이 같은 해 발표한 연구의 연장선에서 진행되었다.
이전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 노출이 신경세포 내 활성산소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을 초래하여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한다는 기전을 규명하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더 나아가 초미세먼지가 뇌의 특정 부위인 시상하부에서 도파민 신경회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신경퇴행성 변화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진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가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전 연구에 이어, 뇌의 특정 부위인 시상하부에서 도파민 신경회로에 영향을 미쳐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대기오염 노출을 최소화하고, 실내 공기 질의 적극적 관리와 미세먼지 노출 시 마스크 착용 등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