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와 만성 피로로 인해 발병 위험이 높은 간암을 조기 진단하고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발표됐다.
아주의대 소화기내과학교실 은정우 연구교수팀(정재연·김순선 교수)은 고신대 김형석 연구교수, 가톨릭대 윤정환 연구교수와 공동연구로, 간암을 조기에 간편하게 진단할 뿐 아니라 치료 후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물질로 ‘GULP1’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악성 암종인 간세포암종(Hepatocellular Carcinoma, HCC)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치료 후 높은 재발률은 환자의 생존율을 낮추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률 3위인 치명적인 질환이다. 현재 간암 진단을 위해 혈청 알파태아단백(alpha-fetoprotein, AFP)을 활용하고 있지만,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아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간암 재발과 연관된 15개 유전자를 찾았고, 그중 GULP1이 간암에서 특이적인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GULP1은 특이하게 다른 암종에서 종양 억제 유전자로 알려졌지만, 간암에서는 오히려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혀진 물질이다.
특히 GULP1이 간암의 원인과 관계없이 모든 간암 환자에서 높은 발현을 보임으로써 간암의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로서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GULP1이 β-catenin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해 간암을 촉진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며 “ARF6(ADP-ribosylation factor 6)을 활성화시켜 β-catenin이 세포핵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암세포의 침윤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간암 조기 진단 및 재발 예측을 위한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과 함께 기전 규명을 동시에 수행했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실제로 임상에 적용해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은정우 연구교수는 “GULP1이 단순한 간암 바이오마커를 넘어, 간암 재발 예측 및 치료 타깃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향후 GULP1을 기반으로 한 정밀 진단법 개발,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근 세계적 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IF 14.0)>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