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연구책임자인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올해 상반기에 발표했던 실태조사 진행 과정과 결과·과정에서 깨달은 점 및 실태조사 의의 등에 대해 발표했다.
‘2024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가 11월 8일 연세의료원 세브라슨병원 본관 은명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아파트·일반 조사 가구 내에 거주하는 만 6~17세의 소아·청소년 6275명을 대상으로 전문조사원의 가구 방문 면접 및 자기기입식 조사 방식으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에는 위험 요소 평가를 같이 진행하지 않아 데이터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연구들이 상당히 제한돼 있던 반면, 이번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박수민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연구소 소장님의 발달학적인 위험 요소들을 다양하게 넣어보자는 제안을 적극 수용해 기존의 다양한 연구들에서 활용되고 있던 많은 도구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2~2023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의 부가도구로 가구 기본정보와 산전요인을 비롯해 양육자·아동 관련 요인으로 ▲수면(본인·보호자) ▲보호자 정신건강 ▲코로나19 어려움·불안(본인·보호자) ▲보호자 알콜·흡연 ▲청소년 외현화 문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경험(본인·자녀) ▲신체 활동 ▲학교 폭력 피해·가해 경험 ▲사이버폭력 피해·가해 경험 ▲스마트폰 중독 ▲게임 중독 ▲매체 이용시간 등이 사용됐다.
김 교수는 “기본 정보에 산전 요인들이나 양육자 관련된 요인들을 다른 어떤 정보보다 더 자세히 조사했기 때문에 단순히 질환의 유병률 차이, 성별 차이, 연령별 차이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뿐만 아니라 위험 요소의 연관성이나 조정·중재에서 차이를 나타내는 요인들의 차이 등을 알아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아동 관련 요인들도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가능한 한 모두 다 넣으려고 노력을 했으며, 중독과 폭력 등 다양한 형태의 스트레스 요인이나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한 각각의 데이터를 빠짐없이 넣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실제 가구와 만나 진행하는 과정·절차들이 기록·저장됐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진행 및 분석하면서 느낀 소감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우선 섭식 장애와 관련해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섭식장애 유병율보다 더 높게 나왔으며, 배설장애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그동안 산출하지 못했던 결과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자살·자해 평가 관련해서는 기존의 온라인 설문조사가 문항 1개로 커버했던 것에 비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최소한 12문항 이상이 되기 때문에 훨씬 더 자세하게 조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김 교수는 정신장애 경험자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전 세계적으로 어떤 나라랑 비교해도 현저하게 낮게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에 대한 상당한 관심·노력을 기울여야 되겠다는 것을 재차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방해요인으로 소아·청소년의 보호자와 청소년 본인 모두 ‘아직까지는 정신건강서비스를 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많은 특징을 보인 것과 관련해 “질환에 따라서는 맞을 수도 있지만, 조기 진단이 중요한 질환의 경우에는 오히려 악화되는 문제로 있을 수도 있다”면서 우려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특징적으로 유의미했던 요인으로 ‘보험·병역·취업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40% 이상 기록한 것과 관련해 “해외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요인들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영향과 SNS가 불안이나 여러 장애와 상당히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꽤 의미 있는 분석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의 한계에 대한 지적과 제언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이번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의 경우, 전세계에서 소아청소년 정신장애 진단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K-SADS를 활용한 연구로써 향후 국제적 연구와의 문화적 창에 따른 유병율 및 위험요인 연구에 중요한 비교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후 소아·청소년 정신보건 정책 및 예방적 사업 수립의 근거기반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의를 남겼다.
다만, K-SADS-COMP는 지역사회 유병율 도구로 향후 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도구이나, 문화적 차이 및 국내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ADHD 등 스크리닝 문항 등 낮은 민감성을 보이는 문제가 있어 원저자인 Kaufman 교수티모가 논의하면서 개정·보완을 진행 중이며, 국내 표준화팀인 아주대학교팀과의 논의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를 보완한 도구를 활용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정기적인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유병율 연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추이와 위험요인 변화 등을 평가해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지키는데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