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의 ‘1차 치료’ 급여 도전이 햇수로만 5년째다.
2016년 국내 출시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1, 2세대 EGFR-TKI 제품들이 무진행생존기간 8~14개월 등을 기록했던 것 대비 임상적으로 효과적인 베네핏을 입증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이에 힘입어 이듬해인 2017년 2차 치료 급여 등재, 2018년에는 식약처로부터 1차 치료까지 허가를 받는 쾌거를 이뤄냈지만 ‘급여’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2019년부터 1차 치료에 대한 급여 등재를 위해 심평원의 문을 두드렸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이유는 임상 유효성과 비용 효과성. 하지만 이미 그간의 연구된 결과로 타그리소의 임상적 혜택은 충분히 입증돼있다.
1차 치료에서의 유효성을 확인한 FLAURA 임상3상 연구에 따르면 타그리소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38.6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18.9개월로 대조군의 31.8개월, 10.2개월 대비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데이터 REIWA 연구에서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40.9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20개월의 결과를 보이며 FLAURA 연구 결과와 동일하게 3년 이상의 전체 생존을 나타냈다.
특히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전세계 17% 대비 아시아에서는 32~41%로 발병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 국가에서는 적극적으로 1차 치료 급여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
타그리소가 5년 동안 고배를 마시는 사이, 1차 치료에 대한 급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은 5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타그리소의 약가는 1년에 약 7000만원에 달한다. 한 달에만 580만원 이상인 셈이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 임금근로자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임금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333만원이다. 평균 월급으로 산출하더라도 2명의 월급을 쏟아부어야 간신히 ‘약값’을 충당할 수 있다.
암환자들의 치료를 위해서는 약값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한 돈은 차치하더라도 치료 과정에서 발생되는 각종 병원비 역시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금전적 사유로 치료를 중단, 사망에 이르는 환자도 종종 발생한다.
타그리소는 이미 전세계 60개국의 환자들이 급여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약가참조국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캐나다 역시 타그리소 1차 치료에 급여를 적용했다.
이미 타그리소가 가져다주는 이점과 그 필요성은 수많은 기회를 통해 충분히 증명됐다.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다가오지만, 환자들에게는 1분1초가 생사를 오가는 순간이다. 타그리소의 1차 치료 급여가 지연될 이유는 더 이상 없다.
지난 3월, 타그리소가 제2차 암질심을 통해 드디어 1차 치료 급여 기준이 정해졌다. 이어 4월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청원심사소위원회 개최로 급여 적용 검토를 위한 ‘계속 심사’를 결정했다. 이 기세를 몰아, 하루 빨리 타그리소의 급여 적용으로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선물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