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보건진료소 설치 인구하한 기준 폐지와 보건복지부의 승인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지난달 2일 입법예고된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과 관련해 각 산하단체 의견조회를 통해 정리된 의견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보건진료소 설치에 필요한 인구 기준을 5000명 미만으로 하고, 인구 500명 미만인 의료 취약지역에 보건진료소를 설치하려는 경우, 복지부장관의 설치 승인 받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보건진료소 설치에 필요한 의료 취약지역의 인구 하한 기준은 인구 500명 이상, 도서지역은 300명 이상이었다.
의협은 “과거에 설치됐던 보건진료소 옆에 새로운 의료기관이 개설·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보건진료소의 설립 취지가 불분명해지고 있으며, 보건진료소는 인구의 감소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기존 보건진료소들을 통폐합하거나 차츰 수를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건진료소 설치에 관한 인구 하한 기준을 설정한 이유도 지자체의 보건진료소 설치 남발을 방지해 지자체의 과도한 재정 부담을 막고자 하는 것이며, 만약 규제가 완화될 경우 보건진료소의 과도한 양적 확대와 함께 지자체에 큰 재정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건진료소는 의사가 배치되지 않고 보건진료 전담 공무원 및 간호사만이 배치돼 있기에 간단한 처치만을 수행할 수 있어 의료취약지 보건의료 질 향상에 한계가 명확한 시설”이라며 “업무범위를 뛰어넘는 불법의료행위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며, 의약품 오남용 문제, 보건진료원의 진료행태 등 운영전반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규정 완화를 통해 양적 확대가 진행될 경우 관리가 더욱 힘들어지게 돼 이러한 문제가 더욱 부각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설치승인 규정 폐지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이는 지자체가 여과 없이 보건진료소 설치를 남발할 수 있으며 관리 및 예산 낭비의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실제로 현재 전국의 보건진료소의 수가 보건소, 보건지소, 건강생활지원센터를 모두 합한 값 보다 많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미 보건진료소의 양적 확대가 진행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장관 설치승인 규정까지 폐지된다면 보건진료소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배치된 민간의료기관이 해당 지역에 실질적으로 배치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