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정책

데이터 주권을 국민에게, 의료 마이데이터 시대

환자가 ‘동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권을 가질 수 있어야… 보안 문제 해결도 필요
메디컬 코리아 2023 오후 컨퍼런스 세션 ‘의료주권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환자의 의료정보를 환자가 직접 갖게 하는 의료 마이데이터 도입에 앞서 고려할 다양한 사항이 제시됐다.

환자는 여러 이유로 진료받는 병원을 옮길 수 있다. 옮긴 병원에서도 이전 병원에서의 진료 결과 등 개인의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환자의 편익이 증대될 테지만, 현재까지는 데이터 표준화 등의 문제로 데이터가 연동되지 않는다. 의료 마이데이터의 필요성이 제시된 이유다.

제13회 글로벌 헬스케어 & 의료관광 컨퍼런스 ‘메디컬 코리아 2023’의 3월 24일 포럼 세션으로, ‘마이데이터 시대의 보건의료 혁신 : 의료주권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포럼이 삼성 코엑스 컨퍼런스룸 202호에서 열렸다. 포럼은 발표 후 토론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를 겸하는 ㈜케이바이오헬스케어 이상호 대표이사는 직접 개발한 ‘리터러시M’을 소개했다.

리터러시M은 PHR(개인 건강 기록) 기반으로 맞춤 정보를 전달하는 앱으로서, 환자의 최근 3개월간의 혈압, 혈당 값과 최근 검사 결과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상호 이사는 “지난 5개월 서비스를 해보니, 1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나 60대 이상 고연령은 아예 사용하지 못하고, 가입자 중에서 휴대폰 인증 등 개인 인증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발견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만큼 개인 의료 데이터가 잘 확보된 나라가 없다. 의료 마이데이터는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역할이 ‘동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데이터를 어디 보낼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가 주도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개인이 데이터를 가져갈 수 있도록 확인하고,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취약 계층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개발연구원 차성훈 전문위원은 ‘보건의료데이터의 혁신과 과제’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아직 도입되지 않은 의료 분야 마이데이터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는 높게 나타났다. 보건의료 마이데이터에 대한 감성 분석 결과, 부정적인 의견보다 긍정적인 의견이 훨씬 많았고, 긍정보다는 중립이 많았다”고 말했다.

차성훈 위원은 “의료 마이데이터는 서비스 제공기관에 저장된 병의원 진료기록, 건강검진 기록, 라이프로그 데이터 등을 개인 중심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과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가공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1차병원과 2,3차병원 간의 의견도 다르다. 의료데이터에 어느정도의 표준화가 가능한지 다른 나라의 사례를 확인해보려고 한다”고 현재 진행 상황을 밝혔다.

이어 가천대 길병원 이언 교수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디바이스와 의료 데이터 관리 플랫폼이 결합한 환자 중심 의료 생태계’에 대해 발표했다. 웨어러블 기기 등 보건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의료 분야의 발전을 이룰 수 있으나, 환자, 의사, 병원의 이해관계가 상호이익이 돼야 하며, 개인 정보 보호나, 보안 위험 등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고려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김대진 스마트병원장도 이어진 발표에서 “단일 병원 데이터를 넘어 공유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 진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 의료진의 빠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CDSS 기술과, 시각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은 의료 마이데이터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김은경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 마이데이터TF팀 팀장, 구태연 법무법인 린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먼저 의료 마이데이터 추진에 앞서 국민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김미영 대표는 환우회에서 1형 당뇨병 환자가 자가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 요양비를 요양급여로 변경해달라는 요구를 환자 설문조사와 함께 전달했으나, 정부에서는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다고 했다.

김 대표는 요양비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사후청구되는 방식으로 관리가 어렵다며, 환자도 불편하고 비용효과성도 낮아진다고 했다. 요양비 개편에 대한 논의에서 환자를 빼고 진행하지 말고,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법무법인 린 구태연 변호사는 “앞서 추진된 금융신용마이데이터 산업과 관련해 의료 분야에서도 참고할 부분이 있다”며, “신용데이터가 목표로 했던 맞춤 금융정보 제공까지 가려면 지대한 협력이 필요한데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다. 데이터 이코노미가 법제도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구태연 변호사는 “자생적인 데이터 이코노미가 형성돼야 한다. 데이터를 축약, 정리해주는 인공지능과 연계된 의료 인공지능 서비스 구축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김은경 마이데이터TF팀 팀장은 “의료 마이데이터에 대한 여러 가지 관심사와 기대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됐고, 6월에 800개 의료기관으로 확대해 진행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가 산업과 더 시너지를 내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추진으로 할 수 있는 데이터 표준화 등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