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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부싸움에 아이 가슴 멍들게 하지 않으려면

“아이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를 두고 엄마와 아빠가 싸우고 있어 자녀가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안상호 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가 TAVI 급여 확대를 놓고 대립하는 심장내과와 흉부외과의 상황을 두고 빗대어 한 말이다. 

심장내과와 흉부외과의 대립은 햇수로만 어언 9년째다. TAVI 시술은 지난 2015년 80% 본인 부담으로 국내 도입됐으며, 2022년 8월에는 선별급여 시행으로 STS 점수에 따라 8% 이상의 고위험군은 5%, 4~8%의 중간위험도군은 50%, 4% 미만의 저위험군은 80%의 본인부담으로 시술이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세 이상의 연령에서만 가능하다는 점과 급여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3000만원에 달하는 시술 비용으로 인해 환자의 치료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심장내과에서는 △개흉하지 않아 감염 위험이 낮고 △체외순환펌프 및 수혈 불필요 △시술 다음날 퇴원 가능 △ 중위험도 환자까지는 수술과 동등한 효과를 보이는 등의 이유로 TAVI 급여 확대를 찬성하는 반면, 흉부외과에서는 저위험군 임상 데이터 부족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는 급여 확대가 섣부르다는 입장을 남긴 채로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왔다.

물론 한 사안에 대해서 서로 상반된 의견을 보이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대립만 존재하고 대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 이는 문제가 된다. 이대로라면 다가온 5월에 있을 재평가 역시 그저 시간만 낭비될 것이라는 예측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심장’이라는 병변 부위 특성상 치료와 관련된 소식 하나에 천국과 지옥을 오갈 환자들에게는, 안 대표의 의견처럼 믿고 따라야 할 의사들의 소통 단절이 곧 고문으로 다가오는 셈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들 하지만 사공들이 노를 젓지 않으면 배는 산, 바다 그 어디로도 갈 수 없다.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가 의사와 의사의 관계에서 이뤄진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고려해야 할 환자와 환자의 보호자가 있다는 점을 두 과는 놓치고 있다. 

흔히들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흉부외과와 심장내과는 떼놓을 수 없는 사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심장내과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흉부외과가, 흉부외과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심장내과가 해결해주는 말 그대로 어느 한 쪽이라도 없으면 안 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두 과가 힘을 모아 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준 것처럼 이번에도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

운명의 날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부부싸움은 잠시 접어두고 멍들어가는 자녀들을 바라보자. 부모들은 자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족 회의를 거쳐 지혜롭게 가정을 지켜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