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과음할 경우 출혈성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우리나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연구에서 확인,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의 에브라힘(Shah Ebrahim) 교수팀은 1990년부터 12년간 검진기록이 남아있는 우리나라 공무원 78만 명을 대상으로 과음과 출혈성 뇌졸중의 상관 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강원의대 성주헌 교수, 삼성서울병원 송윤미 교수 등 한국인 연구진이 공동 참여하여 장기간에 걸쳐 실시한 연구 프로젝트 결과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에브라힘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30~64세 연령층의 우리나라 공무원 78만7042명을 2년 간격으로 추적, 이 가운데 3947건의 출혈성 뇌졸중 사례를 분석했으며, 또한 객관성 확보를 위해 과음 외에 GGT를 높일 수 있는 지방간과 B형 간염의 영향은 배제시켰다.
에브라힘 교수팀은 연구 결과, 출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은 과음상태를 반영하는 간 효소 GGT가 정상(≤45 U/l. Unit Per Liter)인 집단을 기준으로 GGT가 46~80 U/l인 경우 1.11배, GGT가 80 U/l 이상인 경우는 2.02배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 다.
또한 GGT가 높은(≥46 U/l) 집단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낮아질수록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높아졌으나 GGT가 정상인 관찰대상군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저하는 출혈성 뇌졸중 위험과 상관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에브라힘 교수는 “낮은 콜레스테롤 농도 자체가 출혈성 뇌졸중의 원인이 아니라 과음이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동시에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공동 연구에 참가한 송윤미 교수는 "지금까지 아시아에서는 낮은 콜레스테롤이 출혈성 뇌졸중의 주원인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지만 출혈성 뇌졸중 발생을 줄이려면 과음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권위 있는 국제적인 의학 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최근호(6월 호)에 게재됐다.
강희종 기자(hjkang@medifonews.com)
200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