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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고대안암병원 고재철 교수, 세계 최초 ‘가상 시술 시뮬레이터’ 개발

가상으로 해부학적 구조 구현, 수술 도구 삽입 가능

까다로운 절차를 요하는 통증 치료 시술들은 C-arm(환자의 X-ray을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영상 장치)을 투시해 시행된다. 하지만 C-arm을 이용한 시술은 실제 3차원 구조와 차이가 있는 2차원 영상만을 제공해 숙련된 의료진 역시 시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는 환자의 불편과 통증을 늘리고, 성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고재철 교수는 시술의 난이도가 높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술을 시현 할 수 있는 가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제 환자에게 성공적인 시술을 수행했다.

고 교수가 개발한 시뮬레이터는 환자의 영상 데이터를 이용해, 실제 시술하는 환경을 계산해 가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존에도 CT 영상을 이용하여 가상 X-ray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있었으나, C-arm을 이용하여 시술 도구와 환자의 정확한 3차원 위치 관계를 만들고 실제 시술 환경과 동일하게 시술할 수 있는 가상 환경을 만들어 임상에 적용한 것은 최초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연산이 필요한데, 고 교수는 최적화기법을 적용해 실제 시술을 하는 느낌을 실시간으로 가능하게 만들어냈다.

이 시뮬레이션은 실제 시술과 동일하게 재현된다. 시술에 사용되는 도구를 직접 삽입해 볼 수 있어 의사는 어려운 시술을 미리 수행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의료진의 시술 사전점검을 돕고 이를 통해 시술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 환자들이 보다 안전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시뮬레이터는 CT 등 2차원 이미지를 통해 시술 부위의 해부학적 구조와 시술 도구를 위치, 크기, 방향 등의 정보로 실시간 3차원 가상 시술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또한 의료진은 가상환경에서 정확한 해부학적 구조와 시술 도구의 위치관계를 확인하고 사전에 시술 도구를 삽입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고 교수는 시뮬레이터에 CT, DICOM(의료용 디지털 영상처리 및 통신) 데이터를 사용해 만든 그래픽 화면을 이용해 뼈의 퇴행성 변형으로 인해 시술 난이도가 높던 환자의 경추간공 경막외 신경차단술(Transforaminal epidural injection), 상하복신경총차단술(Superior hypogastric plexus block), 삼차신경절 차단술(Gasserian ganglion block) 등의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컴퓨터 연산을 통해 환자를 해부학적으로 시각화함과 동시에 대표되는 시술 도구를 정확한 가상 공간에 정합해 X-ray 유도하 시술을 실제 환자에게 사전 시뮬레이션으로 적용한 최초의 연구이다. 또한 실제 시술에 활용돼 시술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기여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해부학적 지식을 갖춘 능숙한 의료진도 2D 화면에서 정확한 시술 위치를 가늠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고 교수팀이 개발한 가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통증 시술의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고 교수는 “그간 의학 중재 시술(Interventional Procedures)에서 가상상황에 현실과 같은 시술 장면을 구현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시술이 복잡한 환자를 해부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에 그쳐 임상현장에 도입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상 X-ray 생성을 통해 시술 도구와 해부학적 구조를 매칭하는 시뮬레이터이기에 다양한 의료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며 “시뮬레이터를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에 접목해 보다 현장감 있고 유의미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더 많은 응용을 통해 환자들이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시술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Development of Pre-procedure Virtual Simulation for Challenging Interventional Procedures: An Experimental Study with Clinical Application)는 대한통증학회 공식 학술지 The Korean Journal of Pai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