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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FDA,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 승인

세계최초 암예방 백신 시판허가…암예방시대 도래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8일 미국의 머크사가 개발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가다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시판을 허가했다.
 
암 예방 백신이 시판허가를 받은 것은 전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으로 의료계와 제약계는 그동안 인류의 가장 큰 난치 질환으로 여겨져 온 암도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 처럼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에이즈 등의 질환도 예방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디실’>
FDA 자료에 따르면 ‘가다실’은 자궁경부암의 70%를 일으키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의 두 가지 변종(HPV-16, HPV-18)과 성병의 일종인 콘디로마(genital warts)를 일으키는 또 다른 변종 두 가지 등 모두 4가지  HPV변종에 효과가 있다.
 
MSD사는 9~26세의 여성들이 이 백신을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 연령대의 소녀들에게 투여했을 때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MSD사가 FDA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HPV변종에 감염되지 않은 미국과 12개국의 16~26세 여성 1만559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 절반에만 6개월에 걸쳐 3차례 가다실을 투여하고 2년 동안 살펴봤다.
 
그 결과 ‘가다실’ 그룹에서는 한 명도 두 가지 HPV변종과 관련된  자궁경부암이나 전암성(前癌性) 병변이 나타나지 않은 데 비해 대조군에서는 21명이 두 가지  HPV변종과 연관된 자궁경부암 초기로 진단됐다.
 
HPV16과 18이 아닌 다른 HPV변종에 의해 전암성 병변이 나타난 여성도 소수  있었었다고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한 머크 사의 백신개발임상실장 엘리어브 바  박사는 밝혔다.
 
바 박사는 “이 백신을 한 번만 맞은 여성은 예방효과가 97%로 나타났다”면서 “백신이라면 사람들이 첫 번 접종 후 추가접종은 빼먹거나 뒤로 미루는 경우가  흔히 있는 만큼 ‘가다실’의 실질 효과는 이 정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SD사는 ‘가다실’이 또 여성 성병의 일종인 콘딜롬의 90%를 일으키는 다른 HPV변종 감염위험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엘리어브 바 박사는 "성적 접촉에 의한 HPV감염 위험이 시작되기 전인 15세이하 소녀들에게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백신은 6개월에 걸쳐 3차례 투여하게 되어 있는데 비용이 300~500달러로  만만치 않아 백신의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MSD측은 ‘가다실’은 암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최초의 암  백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미국에서는 처음 성관계가 이뤄지는 12~15세 여성을 예방백신  적정연령으로 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보다 높은 연령대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궁경부암이란>
자궁경부암의 90%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virus)가 원인으로   전세계 자궁경부암 검체의 100%에서 발암성 HPV DNA가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관관계는 흡연과 폐암의 상관관계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현재까지 밝혀진 HPV 유형은 모두 200가지 이상이나 되지만 대부분은 무해하고 증상을 유발하지 않으나 약 40종의 HPV가 성 접촉을 통해 생식기 점막을 감염시키는데 이들은 발암성(oncogenic) 또는 양성 유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성 유형은 15가지가 있다. HPV에 감염된 여성은 100만명당 약 10%에서 자궁경부의  형성이상(dysplasia)이라고 알려진 전암성의 자궁경부 세포변화를 나타낼 수 있다. 이들 여성 중 약 8%는 자궁경부 세포의 바깥층에 국한된 초기 암으로 발전될 수 있으며 이들 여성 중 1천600명은 침습적 자궁경부암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한다.
 
HPV 바이러스는 성 접촉이 한 번이라도 있은 여성이라면 80%는 일생에 한 번쯤은  감염될 만큼 흔하며, 금욕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궁경부암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HPV는 반드시 성교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생식기의 단순한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콘돔으로는 자궁경부암을 완벽하게 예방하지 못한다는 게 의료계의 정설이다.
 
이와 함께 HPV 바이러스는 수직 감염되기 때문에 출생시 감염된 산모로부터  감염되기도 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매년 50만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 받고 있으며,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의 80% 이상이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 영국 등 자궁경부암 선별검사(screening) 프로그램이 시행되는 국가들에서도 매년 수천 명의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자궁경부암의 연간 신규 발생건수가 100만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기적인 암 검진 실시로 인해 유병률이 감소하긴 했지만 한  해에 4천여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서구 선진국에 비해 아직까지  발생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또한 여성 10만 명당 4.5명 정도가  매년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2001년 대한산부인과학회와 국립암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권고안에 따르면  성 경험이 있거나 만 20세 이상인 모든 여성은 매년 1차례씩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보통 30대부터 위험도가 증가하기 시작, 30~40대  연령의 환자가 전체 자궁경부암의 36.1%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의료급여수급자의 경우 30세 이상의 모든 여성,  건강보험가입자의 경우는 30세 이상의 건강검진 대상자 중 희망자 모두에게, 2년 간격으로  무료 자궁경부암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hjkang@medifonews.com)
200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