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부산서부경찰서에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 방화범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9시 45분경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 입구에서 환자 보호자인 60대 남성 A씨가 방화를 시도해 응급실 환자 18명과 의료진 29명 등 모두 47명이 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소방관계자는 “방화범 A씨가 휘발유로 추정되는 인화 물질을 뿌린 뒤 불을 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으며, 당시 환자 B씨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살충제를 음독해 병원 응급실에 왔다가 환자 본인의 “금방 가겠다”라는 말을 전하자 의료진이 “그냥 가면 안 된다”라면서 만류함과 동시에 정신과 의사를 부르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소청과 의사회는 “범인이 행한 범행은 금방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수많은 환자가 있어 중환(重患) 순서에 따라 진료를 하는 응급실에서 단지 자신의 판단과 감정만으로 의학적 개입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던 환자를 우선적으로 진료하라고 강요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에 불만을 품고 방화한 흉악무도하며 죄질이 매우 나쁜 범죄”라고 강력 비판했다.
특히 “이번 방화는 지극히 이기적인 수준을 넘어,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다른 환자나 의료진의 생명과 안전에도 큰 위협을 주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했다”며, “범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소청과 의사회는 “수사당국은 환자 생명을 구하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공간인 병원에서 다수의 인명과 재산을 앗아갈 수 있는 가장 흉악한 범죄인 방화를 저지른 흉악범에 대해 재판부가 법률이 정한 최고의 벌을 줄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 및 엄벌해 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