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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벼랑 끝에 내몰린 소아응급의료

응급실 소아환자 집중, 의료진 피로도 심화
“소아응급 세부전문의제도 통한 전문의 인력 수급 필요”

소아응급의료가 벼랑 끝에 내몰린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라는 환기와 함께 소아응급 세부전문의제도 정착을 통한 전문 인력 양성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0일 서울대병원 이건희홀에서 소아응급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감소에 따른 소아응급실 전담인력의 부재 등 소아응급의료의 위기상황 해결방안에 대해 유관단체들과 함께 논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응급의학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소아응급의료가 ‘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아산병원 류정민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진료 인력 지원이 급감하고 소아전담 간호사가 이직하며 어린이병동은 기피하는 병동 1위가 됐고, 전체적인 간호사 부족이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까지 이어지고 있어 추후 인력난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서울대병원 김도균 교수 역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의 절대적인 부족과 함께 지역적 불균형 배치와 역량 차이가 매우 크다”라며 “소아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서조차 소아응급진료 지원을 기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한응급의학회 류현욱 정책이사는 “최근 2년 동안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인원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실제로 많은 지역의 응급의료센터들이 소아응급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수요불가 메시지를 많이 보내고 있다”라며 “그러다 보니 소아환자들이 응급실에서 제대로 진료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진료가 가능한 응급실로 소아환자들이 몰리면서 의료진 피로도가 심해지고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협의회 이현정 간사는 “많은 소아응급 전문의는 현 상황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회의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심지어 소아응급이 이대로 문을 닫을 수도 있겠다, 진료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라며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이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소아응급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방안은 소아응급 세부전문의 제도 정착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역할 재정립이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정진희 교수는 “소아응급 세부전문의 제도를 통한 안정적인 전문의 인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면서 “응급의학과에서는 전공의 수련 중 소아환자 진료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소아청소년과 역시 이들의 응급실 근무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련과정 중 어느 정도 소아응급 진료능력이 담보되도록 해야 한다. 또 소아소생술 관련 자격증 교육도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정 교수는 “소아진료능력 등 일정자격을 갖춘 공중보건의사는 지역 응급실 소아진료 근무 지원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외에도 지역내 소아응급환자 순환근무·당번제 제도 도입이나, 실태조사를 통한 소아진료 가능 병원 안내방안 마련, 지자체별 소아응급진료 병원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달빛어린이병원 확대 및 지원 강화도 소아응급의료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류 이사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환자가 몰리면 과부화로 이어질 수 있어 경증환자를 소화할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을 더 확대 운영하고, 소아응급환자 중증도에 따라 전원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각 지자체별로 달빛어린이병원에 대한 재정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당장의 지원은 어렵더라도 관련 학회 등 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정성훈 과장은 “소아중증응급의료센터도 많이 개선해나갈 예정이고 인건비 지원 부분은 학회와 상의해 집행하려고 하고 있다”며 “전원이 필요한 질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분류가 이뤄져야지만 어느 기관으로 보낼지 전원체계 마련이 될 것 같아서 이 역시 학회와의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