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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감염병 전문가들의 코로나19 위기 극복 이정표는?

기모란 교수 “백신접종-방역정책 둘이 함께 가야”
이정민 과장 “국립감염병연구소, R&D 사업 전략적 추진”


국내 코로나19 총 누적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어떻게 하면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지 여러 이정표를 제시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5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 대비 감염병 R&D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제8회 감염병연구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감염병 관련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범정부 차원의 백신·치료제 개발현황 및 연구자원 확보 등 국가차원의 신·변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R&D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감소하지 않는 정체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검사방법을 다변화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기모란 교수는 “지금까지는 모두 코로나 검사를 전문기관에서 의료진이 하고 유전자 PCR검사를 하고 있는데, 항원검사가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활성화돼 있지 않다”며 “좀 더 많은 검사를 하려면 개인이 검체채취를 해서 검사하는 방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 예로 기 교수는 영국을 들었다. 기 교수는 “현재 영국의 경우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총리가 직접 어떻게 검사하는지 보여주고 검사키트도 무료로 많이 나눠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다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데, 영국이 2차 대유행을 겪고 나서 확실하게 10분에 1로 환자를 줄인 유일한 나라다. 영국처럼 검사를 더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 교수는 백신 접종만으로 코로나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방역정책과 함께 갈 것을 강조했다.

기 교수는 “확진자 수가 다시 크게 반등하지 않으려면 하루 30만 명씩 접종해 100일 정도에 면역을 가진 사람이 약 1500만 명 정도 돼야 가능하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방역정책도 함께하면 한 달 정도 후에 60세 이상 사망자 수가 감소하고, 두 달 정도 후면 60세 미만 사망자 수도 감소한다”며 “따라서 백신 접종의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서 최소 접종 후에 한 달은 지나야 사망자 감소 차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계산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예방접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백신 접종 효과를 평가해서 우리 사회에 어떤 이득이 나타나고 있는지 홍보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 교수는 과학기반 방역정책이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 감염병 등 질병의 역학적 특성, 방역 원칙 및 효과, 예측 모델링 등을 과학적·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연구·평가하는 전문 씽크탱크 필요성을 제시했다.

기 교수는 “한국은 빅데이터도 많이 가지고 있고, 의료수준도 높고, 사회경제적 특성도 맞춰져 있는데 백신 접종이나 이상반응 예측 모델링 등을 평가하고 정책을 변화시키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부족하다”며 “방역정책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어떻게 손실보상을 해주는 것이 비용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인지, 연령별로 우선순위를 다르게 해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최선이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연구팀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박만성 교수는 감염병전문가를 양성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만성 교수는 “감염병전문가 양성을 위해 감염병 전문대학이나 교육실습 프로그램들이 개발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국립감염병연구소가 리더가 돼서 감염병 연구를 이끌어나가야 하고, 예상치 못하는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범부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시적 관심이 아닌 국가의 중요 핵심의제로서 감염병은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며 “지속가능한 감염병 연구 활성화를 위해 체계적인 법률이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고, 감염병 특별위원회를 신설하거나, 과학적 데이터들이 방역현장에서 연계가 잘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 감염병연구기획총괄과 이정민 과장은 국가 감염병 R&D 투자·기획·관리· 지원 등에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이정민 과장은 “감염병연구소가 많은 부처에 있는 감염병 R&D 수행기관과 협력하고 민간기업이나 병원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더욱 감염병 R&D가 강화되고 고도화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면서, R&D 성과들이 과연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현장에서의 활용이 강화될 수 있도록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김양수 교수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앞으로의 역할에 주목했다.

김양수 교수는 “메르스 이후 갑자기 감염병에 대한 조직이나 인력이 지원됐는데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남들이 별로 감염병은 중요하지 않다고 할 때도 수십 년간 감염병 연구를 계속해왔다. 쌓인 경험과 지식에 대해 자신감을 충분히 가져도 된다”며 “국립보건연구원은 인력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조직과 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고, 대내외적인 도전들이 많은데 다른 기관과 차별되게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문인력이 제한적인 만큼 그럴수록 국립감염병연구소에 관심 가지고 있는 학계나 여러 전문기관과 수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립감염병연구소 장희창 소장은 “국립감염병연구소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한 국가 차원의 감염병 R&D 컨트롤타워로서, 신종감염병 및 변이바이러스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신속개발 플랫폼 개발을 위한 한-미 연구소 간의 국제공조 및 임상시험지원을 위한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국가병원체자원은행 등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