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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신년하례회서도…의사인력정책, 의·병 ‘입장차’

최대집 “의정합의 지키지 않으면 투쟁 다시 전개”
정영호 “의료인력 문제, 직종·직역·종별 시각차”

의료계와 병원계가 신축년 시작부터 정부의 의사인력 정책 추진에 대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의료계는 정부가 9.4 의정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올해도 ‘4대악 의료정책’을 막아내기 위한 투쟁을 다시 전개하겠다고 천명했고, 병원계는 직종과 직역, 종별로 의료인력 문제를 보는 시각차가 존재한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5일 오전 10시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2021년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개최했다.


올해 신년하례회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 약식으로 진행됐으며, 의협 최대집 회장과 병협 정영호 회장, 보건복지부 강도태 제2차관, 의협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 병협 김광태 명예회장이 참석했다.


최대집 회장=지난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 이 순간까지 1년이라는 세월 동안 의료계는 물론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사회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침으로써 불안과 혼란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의협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의학과 의료의 최고 전문가집단으로서 ▲위험지역으로부터의 입국제한 ▲생활치료센터 운영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 지정 및 의료기관 이원화를 비롯한 다양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권고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역을 앞선 정치’에 휩쓸려 지난해 12월 중순이후 일일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다시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의협은 ▲코로나 전용병원 지정 및 중환자병상 확충 ▲환자관리체계 변경 신속검토 ▲질병관리청 컨트롤타워 역할 완전위임 ▲백신 관련정보의 정확한 공개 등을 강력하게 촉구했습니다. 더 이상 정부가 방역의 주인공이 되려 하지 말고, 전문가 및 질병관리청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특히 연말부터 요양병원과 구치소 등에서 집단감염 및 사망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실은 정부 방역의 부실함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 치료체계 구축, 초기 백신확보, 방역대책 수립 및 실행 등 코로나19 대응에 총체적인 실책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아니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책’이라는 표현도 적합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국가적 의지 확립 ▲방역대응 시스템 혁신 ▲광범위한 인적쇄신 ▲방역 부실의 관계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거듭 촉구합니다. 아울러 코로나19 극복에 대해 진정한 범정부적 의지가 있다면 백신과 관련하여 충분한 정보를 의료계와 공유해야 합니다. 정부가 그동안 의협이 권고해 온 제안들을 하나도 제대로 수용하지 않아 이러한 사태를 초래했지만, 코로나19는 반드시 극복 돼야하기에 백신에 관해 충분한 정보 공유를 다시 한 번 권고합니다.


의료계가 이처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염병이 가져온 불안과 혼란에 맞서 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으며 싸우는 사이에 정부는 ‘4대악 의료정책’이라는 칼을 내밀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추진, 비대면진료 육성 등 이른바 ‘4대악 의료정책’을, 의료계와는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습니다.


이에 의사들은 한 손으로는 코로나19를 막고, 다른 손으로는 4대악을 막아내는 악전고투 끝에 4대악 의료정책 중단 및 원점 재논의를 약속한 ‘9.4 의정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지난 연말부터 합의의 정신을 파기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2021년은 의정합의가 실제적 결과로 이어지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만약 정부가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올해도 ‘4대악 의료정책’을 막아내기 위한 투쟁은 다시 전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의협의 범의료계투쟁특별위원회가 그 중심에 서서 의정합의의 정신이 존중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사명을 다할 것입니다.


의협은 ‘4대악 의료정책 저지’ 외에도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을 끝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우선 의사면허관리제도의 개선을 위해 독립적이고 엄정한 전문기구로서 ‘면허관리원’ 설립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면허관리를 의료계가 자율적으로 수행하여 그 질을 높이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아울러 필수의료 분야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수가정상화를 위한 발판을 반드시 마련하겠습니다. 또 지난해 동료의사가 부당하게 구속되는 사태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끼면서, 의료분쟁특례법 제정에 대한 다짐을 거듭 새롭게 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의료계가 반대하는 법안이 상당수 국회에 상정됐으나, 의협은 법안의 부당성과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국회를 설득하면서 최선을 기울여 이를 저지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정부와 거대여당은 여러 가지 불합리한 제도와 법안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절대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막아낼 것입니다.


정영호 회장=코로나19로 시작한 지난 2020년은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신년 하례회 조차도 비대면 영상으로 만나뵙게 만들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병원협회와 전국 회원병원들은 사상 초유의 국가방역 비상사태를 맞아 기본적인 방역물품인 마스크 공급에서 부터 코로나19 환자치료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3400여 전국 회원병원 중 코로나19로 부터 자유로운 병원은 한 곳도 없을 것입니다. 생활치료센터나 국민안심병원을 운영하거나 코로나19 중환자를 치료하는 등 직접 참여를 하지 않았더라도 병원내 환자들의 집단발병을 막기 위해 병원안에서 처절한 사투를 벌인 전국의 모든 회원병원 여러분께 새해 인사말을 통해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한병원협회는 전국 회원병원들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진료비 선지급과 융자지원을 이끌어내고 손실보상 등에 적극 참여해 회원병원들의 경영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쏟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도 몇 개월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회원병원들의 경영난을 감안하여 올해에도 정부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와 의료계 유관단체들과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병원계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한번 의료인력의 문제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때는 의료인들의 자원봉사와 많은 회원병원들의 인력지원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전국 단위의 팬데믹이 발생하면 지금의 의료인력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의사와 간호사 등을 망라하는 의료인력 수급 문제의 해결과제는 많은 난관과 선결이 필요한 중차대하고 민감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별 격차, 전문과목별 수급불균형, 열악한 근로환경과 같은 의료제도와 정책, 개별 병원의 운영시스템에 의한 요인과, 결혼·출산·육아·교육 등 사회문화적인 요인이 의료인력 문제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직종과 직역, 종별 의료기관별로 의료인력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차이가 있고 해법 또한 달라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대화와 소통을 통해 공통 분모를 찾아 정책을 선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도태 제2차관=이 시간에도 코로나 현장에서 소임 다 하고 계신 모든 의료인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난해 의료계와 정부는 큰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와 갈등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료계와 정부는 이러한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진지하게 논의한 계기입니다.


의정협의체와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통해 국민이라면 필수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발전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코로나19 관련해서는 진단검사와 방역체계 뿐만 아니라 우수한 의료체계, 의료인 역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4만 6000명이 넘는 환자가 생활치료센터와 병원에서 치료받고 가정으로 복귀했습니다. 범의료계의 지원과 협력해 새롭게 감염병 병상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의료계와 정부가 국민 생명 보호와 환자 안전 위해 같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유행도 조기에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정부는 의료인들의 헌신과 노고에 잊지 않고 적극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근본적으로 의료인들이 환자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적정 진료환경 마련 등에도 노력하겠습니다. 같이 노력해 나가면 위기 해결 가능합니다.


2021년에는 확진환자의 사후 치료를 넘어서 백신 도입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감염병 확산 양상과 방역정책의 중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많은 의료인들이 기대하는 사안입니다. 이미 56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습니다. 순차적 예방접종 예정입니다. 접종과정 중 의료계 협조 요청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대응과정에서 다른 보건의료정책이 소홀하지 않도록 하고 의료계와 협력해 필수의료의 국민 접근성을 높이고 보장성 강화와 예방적 강화를 추진하겠습니다. 4차 산업 대응하기 위해 보건산업 정부투자도 하겠습니다. 지혜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정책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이철호 의장=의료계와 우리나라는 지난 일 년 동안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었고, 국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었던 잊고 싶은 한해였습니다. 다행히도 의료계와 정부가 서로 합심해 노력한 결과 최악의 상황만은 막았다고 평가합니다. 위기 극복에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다시 한 번 더, 소통과 협력이 중요함을 일깨워 줬다고 생각합니다.


의료계는 의사의 사명감으로 선도적으로 각종 위험을 감수하고 최선의 진료와 방역에 힘쓸 것입니다. 정부도 이러한 의사들의 소와 같은 희생정신과 성실함을 인정해 주고, 서로 상의해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존중해 줘야 할 것입니다. 어수선한 혼란의 시기에, 소처럼 불평 없이 환자 진료에 탈진한 의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의료계가 반대하는 각종 정책을 추진하거나 수립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상호간에 믿음과 동반자적인 협조체제가 보장돼야 이 위기를 능히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진의 안전장치와 구제책 등 시급한 현안을 먼저 해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운영이 어려운 병의원의 폐업을 막기위해 형편없는 저수가 문제도 조속히 선처해 주시기 바라고, 비급여에 대한 일방적인 통제 강화정책도 철회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힘들게 버티고 있는 영세한 의원과 중소병원에 대한 각종 규제 정책도 붕괴를 막기 위해서 필히 거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특히, 최일선에서 고생하는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과 과중한 업무로 지쳐가는 공보의들의 처우 개선을 우선적으로 부탁드립니다.


김광태 명예회장=지난 한해는 코로나19로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병원과 의료계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병원연맹 및 아시아병원연맹을 포함한 세계 병원계는 온라인 웨비나를 개최해 코로나19 타개를 위한 각국의 방역시스템 및 현황을 공유하고 논의했습니다.


비록 아직까지 코로나 19가 종식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 의료계는 물론 전세계 의료계 전체가 하나 돼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종식 되리라고 믿습니다.


새해에도 병원협회는 지속적인 국제교류를 통해 국내·외 병원계가 역경을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1년 신축년에는 의료계가 하나돼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향해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