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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신약 ICER 임계치 유연하게 적용하자”

신약의 신속 급여 방안 제시…복지부는 회의적

신약의 신속한 허가 및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해 ICER 임계치 신축 적용, 위험분담제 확대 적용, 별도 기금 조성 등 다양한 정책 대안이 제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은 23일 ‘코로나19 시대, 신약의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비대면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는 환자의 신약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대안으로 ▲ICER 임계치의 신축 적용 ▲경제성 평가 대안 확대 ▲건강보험 재정의 적절한 배분 ▲별도 기금 조성 등을 제안했다.


이형기 교수는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고 있는 ICER는 한계점이 있다. 2008년 대비 1인당 GDP가 1만불 이상 늘었는데 임계값도 너무 낮다”며 “특히 비교 대상이 고가의 표준요법이나 다른 약물(의료서비스)과 병용요법이라면 비용효과성을 입증하기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소득 수준의 증가, 질병의 위중도 및 특이성, 환자의 필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경제성 평가가 어렵거나 암·중증질환 치료제는 ICER값을 범위의 형태로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경제성 평가에 대해서는 위험분담제 확대, 선급여-후기준결정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전체 약제비 대비 위험분담제 비중은 2% 밖에 되지 않는다.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희귀질환이나 암, 중증질환 신약은 법정 협상기간 180일이 초과하면 먼저 등재하고 이후 평가(필요 시 상황)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빅데이터, AI 등 RWE를 활용한 사후재평가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들이 이미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네릭 가격은 정부 주도가 아닌, 시장의 가격 경쟁 유도를 통한 약가 인하가 적절하다. 비용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한 의료서비스는 보험 급여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건보재정과 상관없이 신약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는 별도 기금 조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최인화 한국로슈 전무(KRPIA 급여개선소위 위원장)도 발제자의 제안에 공감하며 제약 산업계 입장에서 글로벌 신약, 특히 암 등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에 필요한 혁신적 신약의 신속한 급여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최인화 전무는 “신약급여에 대한 재정의 효율적 배분과 활용에 관한 명료한 정책목표를 수립(OECD 상위25%)하고 지나친 약가통제로 인한 급여 지연이 생기지 않도록 합리적인 valuebased pricing 원칙적용이 필요하다”며 “신약급여 심사인원 확충, 검토절차 효율화 및 신속등재 절차도입 등 급여등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1년 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의 경제성 평가지표인 ICER 임계값을 상향 조정하고 질환의 중증도 및 치료의 시급성에 따라 보다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며 “위험분담 제사용 확대 및 trade-off를 통한 다양한 재정분담(alternative pricing solutions) 방식을 통해 낮은 한국 약가 참조 우려로 인한 코리아 패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최 전무는 “제약기업이 지속가능한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중요한 정책 파트너로서 한국 환자의 신약 혜택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는 win-win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소통과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건당국은 제시된 대책들의 방향성은 공감하면서도 야기될 부작용을 우려했다. 아울러 사회적 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최경호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ICER값의 임계치 신축 적용이 단순하게 쉽지 않다. 정책을 실행을 했을 때 실제 적용가능하고 현실적으로 이뤄질지도 중요하다”며 “ICER 임계치를 올린다면 보장성 강화차원에서 좋은 측면도 있지만 약가상승이 동반되는 상반된 입장 공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는 관점에 따라 지금 ICER값도 괜찮다는 의견도 있고 상승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지속적으로 의견수렴 해 보완해 나가겠다”며 “경평도 만능은 아니다. 환자의 삶의 질을 보장 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등재-후평가도 이론적으로는 굉장히 좋은 의견이고 빨리 신약에 접근 가능하게 할 것 같은데 최근 콜린제제 사태 등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며 “또 약을 사용하다가 퇴출될 시 환자 보호 방안 장치도 필요하다. 계약상 어떻게 녹여내야 할지, 실제 제대로 작동할지 굉장히 우려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김애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은 선급여-후평가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RWE를 활용한 플랫폼 구축 연구가 마무리되면 적절한 방안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전략실장은 “약제 급여 현황과 사용량 추이 등 약가협상에 참고가 되는 자료 공개에 있어 그동안 투명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다”며 향후 약가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안을 하반기까지 마련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