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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대생들 국시 거부 “젊은 의사들 외침 귀 기울여달라”

우군으로 선 의대 교수들 “제자들 끝까지 보호할 것”

의사들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왜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한 번만 고민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과대학 학생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의과대학생, 전공의, 전임의까지 참여한 범의료계 투쟁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대표적으로 총파업 관련 기사에 달린 환자의 목숨보다 제 밥그릇을 더 걱정하는 것 아니냐라는 댓글 등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다.



게다가 26일부터 사흘간 온라인 유튜브 생중계와 전국 병원 안팎에서 진행된 2차 총파업에 이어 의협이 내달 7일부터 무기한 3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혀 의료공백의 차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을 의식한 듯 익명의 의과대학생 A씨는 저희가 이렇게 단결한 건 전문가와의 논의가 부족한 정책으로 인해 미래 국민건강이 위협받을 상황을 진심으로 걱정하기 때문이라며 젊은 의사들의 진심 어린 외침에 국민 여러분들이 조금이나마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 사태는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하고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추진한다고 한 게 발단이 됐다. 의료시스템이 취약한 지역에 공공의사를 둬 부족한 의료공백을 메꾼다는 정책이지만, 정부가 전문가와의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정책인 데다 환자 의료비 부담만 더 가중시킬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생각이다.

 

A씨는 지역에 질 좋은 공공의료시설과 같은 필수 인프라를 확충하지 않은 채 의사를 배치하는 것은 지역의 일차의료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응급질환이나 중환자를 다루고 관리하기엔 무리가 있다종합적인 의료인프라 구축으로 지역 주민들의 예방가능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 의사를 한 지소에 의무배치하는 것보다 효과적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의과대학생들은 의사국가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으로 파업에 동참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국시 거부 결정에 따라 신청을 취소한 비율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3036명의 국시 응시인원 중 2832(93.3%)이 시험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마지막 학년을 제외한 전국 의대생 15542명 중 14090(91%)은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27일 긴급기자회견에서 현재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상황과 각 대학병원에서 진료공백을 메꾸고 있는 임상교수들의 채점교수 파견 어려움이 겹쳐있다며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최소 2주 이상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는 시험은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못 박은 상태다.

 

마지막으로 A씨는 결자해지를 들며 이 사태를 끝낼 수 있는, 묶인 매듭을 풀어야 하는 자는 정부라고 믿는다의료현장에 몸을 담다가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된 선배들이 환자들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듯, 저희 학생들 또한 미래의 환자들을 위한 교육을 받고 학업에 매진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는 큰 결단을 내려 정책을 철회 후 코로나 사태를 의료진과 같이 잘 해결해 넘어가고 정책들에 대한 재논의를 시작하길 부탁드린다또한 무엇이 진정 국민건강을 위한 정책인지, 재고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정부가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 의사들은 단체행동을 멈추고 의료현장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스승과 제자, 함께 나서나

 

28~29일 주말 사이에도 각 의과대학 교수진이 정부의 의료정책 철폐와 의과대학생·전공의·전임의의 집단행동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내면서 의료공백 장기화 악재로 작용할 것인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가천의대 교수들은 29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일방적으로 추진 중인 의대 정원 증원과 불공정한 공공의대 설립 등 불합리한 의료정책을 즉시 철회하고 코로나 감염병이 진정된 이후 협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의료정책을 다시 세우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당한 고발을 즉각 철회하고 향후 전공의, 전임의가 법적처벌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91일 시행예정인 의사국가시험 연기를 통해 현 사태 해결 이후 학생들이 의사의 길에 바로 설 수 있도록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한양의대 교수들도 그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여러 차례 정부에게 건의했다. 하지만 지난 수개월 간 코로나 진료에 헌신한 이를 기계적으로 고발하는 행태는 코로나 사태의 엄중함을 이야기하면서도 과연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들게 한다이에 우리는 더 이상 무너지는 우리나라 의료 체계를 지켜보지 않을 것이며 이에 맞서는 우리 제자들을 끝까지 보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톨릭의대 교수들도 입장문을 통해 학생들의 동맹휴학과 의사국가시험 거부는 학업에 대한 열망을 잃어서가 아니라, 그것만이 거대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파업에 대해선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도박이 아니라, 감염병 위기 등 엄중한 의료상황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초적 대책을 확보하고 진행하는 정당한 절차라는 것도 알고 있다우리나라의 보건의료시스템이 잘못되어 가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젊은이들의 최후 저항이며, 이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최소 1년 이상 희생할 것을 각오한 것이 지금의 우리 학생과 전공의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승입니다. 학생들과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종료되는 그 날까지, 우리는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며, 불의에 맞설 것이라며 우리의 제자들을 위해 단체행동을 포함한 모든 것을 걸고 국민의 실제적 건강권을 지킬 때이다. 진정으로 우리 모두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실천하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