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 전체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 대비 5%의 위중환자가 발생했을 때 병상수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전국단위의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수용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분석하고자 기계환기 치료 또는 에크모 치료를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중환자를 진료하는 74개 병원(전체 84.1%)을 대상으로 병상 수와 장비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인력·장비를 고려해 기계환기 치료가 가능한 중환자 병상 수는 지역별로 서울이 58병상으로 역시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 31병상, 부산·울산·경남 23병상, 경기 22병상 순으로 나타났다.
또 에크모 치료가 가능한 중환자 병상 수는 역시 서울이 29병상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울산·경남 17병상, 경기 15병상, 대구·경북 11병상, 대전·충남 9병상 순이었다.
이와 관련 학회는 “통상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 대비 5%에서 위중환자가 발생하므로 8월 23일 기준으로 필요한 병상 수는 140병상이고, 준비된 병상 수는 188병상”이라며 “전국 기준으로 74.5%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환자 수가 폭증하게 되면 중환자실은 바로 포화상태에 이르러 환자 사망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학회는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이 수도권만큼의 환자가 발생한다면 외국처럼 사망률이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그러면서 두 가지 제안을 내놨다.
학회는 “현재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의료원들의 경우, 중증환자 치료에 대한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산소치료만 하는 환자들이 중환자 병상을 차지하고 있으면 실질적으로 위중한 치료가 필요한 코로나19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 및 치료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이어 각 시·도별로 적절한 환자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중앙에서 전체 환자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그 시스템에 따라 전국 어느 병원에나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는 이송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도 25일 담화문을 통해 중환자 병상 포화를 우려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생활치료센터, 거점전담병원, 거점전담병원 중환자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의 유기적 운용에 대한 체계를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선별해 병상을 배정하고 필요한 경우 이송을 하는 것을 포함한 전반적인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며 “수도권의 인구가 대구·경북 지역의 약 5배에 이르고, 인구 밀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하루 평균 300~400명 이상의 중환자를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방법은 과감하게 수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누적 위·중증 환자는 지난 13일 15명 수준에서 27일 46명으로 2주 만에 3배 넘게 증가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2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5일 기준 현재 수도권의 중증환자 병상 총 319개 가운데 입원이 가능한 병상은 19개로 파악하고 있다”며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은 총 1705개 가운데 425개 병상이 가용하나 경기도는 24개 병상만 가용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선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을 통해 이달 말까지 36병상을 추가로 확충하고, 병세가 호전된 환자는 중등증·경증병상으로 전원 조정해 중환자 병상을 즉시 확보하겠다”며 “또한 9월 중순까지 추가적으로 40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