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감소증은 노인들의 신체적 수행력의 제한을 야기해 낙상, 골절, 쇠약, 대사질환, 사망 등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며 나이 들면 당연히 생기는 거라고 방치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러한 주장은 대한임상노인의학회가 26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노인에서 근감소증 관리’를 주제로 강의한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로부터 제기됐다. 강의에서 김 교수는 실제로 근감소증 노인들을 진료, 관리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근감소증은 1989년 미국의 어윈 로젠버그(Irwin Rosenberg) 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처음에는 ‘연령증가에 의한 근육량 감소’를 의미했지만, 이후 많은 연구들을 통해 '근력 저하와 신체기능 저하'가 추가돼 통용된다.
여러 전문가 그룹에 의해 다양한 진단 기준이 제안되어 왔고 아직까지 계속 연구와 토론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근감소증은 2016년 국제질병기준(ICD-10 코드, M62.84)에 지정되어 질병 상태로 인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년 동안 넘어진 횟수 ▲무게 4.5kg을 들어서 나르는 것이 어려운지 ▲방안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까지 걷는 게 어려운지 ▲의자(휠체어)에서 일어나 침대(잠자리)로 혹은 반대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운지 ▲10개의 계단을 쉬지 않고 오르는 것이 어려운지를 파악한 후 ▲악력과 근육량 그리고 보행속도를 측정해 진단한다.
김 교수는 근감소증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근력 운동과 함께 적절한 영양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60세 이상 남성의 47.9%, 여성의 60.1%가 단백질 섭취 일일 권장량(몸무게 1kg당 하루에 0.91g)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기 100g에는 단백질이 20g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계란 2개와 우유(두유) 1컵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 양과 비슷하다.
이에 그는 “선진국에서는 치즈를 만들 때 형성되는 부산물 수용액인 ‘유청 단백’을 활용해 근감소증을 극복하려는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 부작용 없이 단순하고 경제적인 치료법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노인 질환의 특성을 언급하며 “질환의 발현 양상뿐만 아니라 치료에 대한 반응도 개인 간에 차이가 큰데, 이는 노화의 개인 차이가 큰 것에 기인하므로 노인의 건강과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광범위하게 고려해 전반적 건강상태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존하는 유일한 대책은 근감소증의 예방과 조기 진단, 그리로 관리뿐”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노인질환(혈압, 혈당, 골다공증 등) 관리의 최신지견, 흔한 통증의 감별진단 및 치료, 주요 약물(스테로이드, 항혈전제)의 올바른 맞춤형 사용법, 삶의 질 향상 전략, 생애 말기 돌봄 등 노인관련 전 분야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