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건정심 본회의가 오늘(24일) 오후로 예정된 가운데 회의 직전까지 시범사업 저지를 위한 의료계의 외침이 계속되고 있다.
의협이 본회의가 열리는 서초동 국제전자센터 앞 반대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지규열 보험이사는 최근 발간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포럼에 ‘첩약 급여화보다 필수의료 투자가 먼저’ 글을 기고했다.
지규열 이사는 첩약 급여 추진의 문제점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과연 첩약이 적절한 질환 치료를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국민의 건강권을 증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원론적인 의문”이라며 “임상적·과학적 근거가 전무한 첩약이 시범사업 추진방안에서 밝히고 있는 여성 갱년기 장애, 산후통 등의 질환에 실질적인 치료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한 “첩약 조제의 가장 핵심사항인 원외탕전실은 의료기간의 부속시설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의료인만이 설치할 수 있는데 불법으로 설치된 원외탕전실에서 불법적인 한약조제가 이뤄지는 등 부실한 원외탕전실 관리문제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첩약의 원료가 되는 한약재 유통과 관련해서도 일부의 약재에 대해서는 질 관리가 이뤄질 수 있으나 전국에서 유통되는 약재 전량에 대해서 제대로 된 질 관리(농약 잔류량, 중금속 함량 검사 등)가 이뤄질 수 없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첩약 급여화 추진은 철회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지 이사는 첩약보다 필수의료 영역에 대한 급여화가 우선 추진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비급여 항목 중에는 필수의료 항목으로 분류될 수 있는 ①노인, 소아청소년, 신생아 등 의료취약 계층 대상 항목 ②간질환, 뇌질환, 심혈관질환, 장기 이식 등 중증질환 관련 항목 ③척추질환 및 통증질환 관련 항목들이 있다”며 “이러한 필수의료 분야의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급여화 논의와 신속한 진행이 필요한 실정이나 정부에서는 건강보험 급여비율을 높이겠다는 수치적인 목표에 매몰돼 급여화 대상항목을 3600여개 의학적 비급여 항목으로 잡고 이에 대한 추진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건강보험의 재정상황이나 최근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등 기타 보건환경의 제반여건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무리한 급여화 추진은 문제가 있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필수의료 영역에 대한 급여화 문제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약첩약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적절히 쓰여야 할 중요 정책자원인 건강보험 재정과 관련 행정력을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장성 확보 수치에만 매몰된, 거시적이고 거창한 급여화 정책 추진은 바람직한 필수의료 급여화를 위해서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
지 이사는 “전문가인 의료계와의 긴밀한 논의와 협의를 통해 실제 필수의료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이를 통해 도출된 합리적인 기준에 근거한 최소한의 범위로 필수의료 급여화 항목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후 건강보험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해 최대한 신속하게 해당 필수의료 항목에 대한 급여화를 실현하는 것이 요망된다”고 조언했다.
지 이사는 세부방안으로 ▲의료전달체계 및 일차의료의 역량 강화에 입각한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보장성 강화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술이라도 재정상의 이유로 불합리한 기준이 적용됐던 요양급여 기준의 개선 ▲급여화가 이뤄지는 항목에 대한 적정수가 보장으로 건강한 의료공급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추진 ▲기존의 잘못된 급여화 정책(추나치료 급여화, 식대급여, 2~3인실 급여화)에 대한 평가 등을 제시했다.
끝으로 지 이사는 “필수의료의 급여화 추진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약 첩약과 같은 비 과학적 의료영역에 대한 급여화로 인한 재정누수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