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어느덧 6개월이 흘렀다. 7월 20일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4명으로 정부가 수도권 공공시설의 운영을 재개하는 등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동안 정부와 국민들은 유례없는 판데믹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려 노력했다. 특히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이 돋보였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큰 혼란이 있었을 때 간호사들의 자원봉사 물결이 일었다. 대한간호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대구경북 의료봉사를 지원했던 간호사 수는 3874명으로 집계됐다.
3874명은 전국 의료현장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18만명의 2%에 해당된다. 자원봉사를 신청했던 간호사들은 20대 신입부터 은퇴 간호사까지 다양했다.
당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박지원 간호사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두 발로 뛰며 배워보고 싶었다”며 “선배 간호사들의 도움의 손길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한 달간 문경생활치료센터(서울대병원 문경인재원) 의료지원단으로 파견된 이강용 간호사도 힘들었지만 강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성실히 의료지원에 임했다고 한다.
이 간호사는 “하루에 심하면 16시간~18시간씩 일해서 모든 상황을 대비해 생활치료센터로서의 역할을 다 하도록 준비했다”며 “환자들과 똑같은 도시락과 컵라면을 먹으며 생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뿐만 아니라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코로나 종식과 지역사회 재건이라는 목표를 갖고 지원해서 오신 분들”이라며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본인들이 뭔가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하나로 뭉쳐 한 달을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의사가 안타깝게 사망하기도 했다. 외래진료 중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뒤 확진판정을 받고 경북대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의사 A씨가 끝내 숨을 거둔 것.
이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대구시의사회·경북도의사회는 “마지막 환자가 병실 문을 나설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대한민국 첫 의료인의 사망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의연히 다시 일어나 바이러스 전쟁의 최전선에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하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선별진료소 의료진과 안내·접수요원들은 감염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특히 코로나19와 함께 더위와도 싸워야 했던 의료진은 전신방호복을 입고 선별진료소 내 설치된 에어컨 1대에 의존해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 부족한 대우…적정보상 필요해
하지만 이들의 역할에 비해 보상과 대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대다수 의견으로, 역할에 걸맞는 적절한 보상지급과 2차 대유행에 대비한 실질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들에 힘이 쏠리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사태에 정부를 비롯한 자원봉사 의료진을 포함해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이 개인의 헌신과 희생으로 위기의 순간을 잘 넘기긴 했지만 안전하고도 상시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며 “의료진의 사기와 컨디션은 환자 진료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일정 기간 교대근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대한간호협회가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현장의 간호사 근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악조건 속에서 간호사 4명 중 3명(76.5%)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느꼈다고 답했고,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누적(52.6%),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31.7%) 등을 감염위험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도 보건의료인의 노동에 따른 공정한 보상, 처우 개선 등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은 “정부는 K-방역 덕분에 국가경쟁력이 올라갔다고 하지만, K-방역의 주역인 보건의료인들의 현장에서 느끼는 처우와 보상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며 “현장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의료인들의 번아웃을 예방하기 위해 적정한 보상과 인력 수급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국회가 3차 추경안에 반영시킨 코로나19 현장 의료진 지원금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진료 중 감염된 의료진들에게 우선 배정돼야 한다”며 “지자체 예산 협조와 내년 본예산을 통해서라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의 위험수당도 반드시 지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의료진에게 보내는 감사와 존경
보건의료인을 향한 감사와 존경은 한동안 계속 이어졌다. 각 의료기관 병원장들과 의료진, 보건의료 관련 단체장 등은 ‘덕분에 챌린지’ 동참에 나섰고, 생활치료센터 퇴소 외국인도 감사를 전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 이문수 병원장과 함께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한 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시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안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의료진의 헌신적인 진료 덕분이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는 “하루 빨리 건강한 일상을 되찾아 모든 이들의 소확행이 찾아오기를 바란다”며 “밤낮없이 헌신하고 계신 의료진, 방역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윤성 원장은 부서장들과 함께 캠페인에 참여해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와 사투하고 있을 의료진, 그리고 의료진 이외에도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애써주시는 관련 종사자 분들 모두 응원한다”며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