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는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뒤로 하고 의학적 검증 없이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경혈 두드리기)’을 신의료기술로 고시해 한국의료의 위상 추락을 자초한 보건복지부의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경혈두드리기 등 4건을 신의료기술로 추가하는 내용의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결과 고시'를 개정 발령했다.
이에 의협은 “의료는 의학에 기초한 근거중심 학문이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의학이나 한방 모두 임상적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전제되어야 한다. 의학적 검증이나 판단이 아닌 정치적 논리 등이 개입하는 것은 국민건강과 한국의료 모두를 망치는 길이다.”라고 지적했다.
의료행위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통해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한국의료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 NECA다.
의협은 “그 어떤 요소보다 의학적 근거에 따라 신의료기술 여부를 결정해야 할 NECA가 단 2편의 논문을 근거로 경혈 두드리기를 신의료기술로 결정한 것은 지울 수 없는 오점이자 기관의 설립 또는 존속의 근거를 부정하는 것이다. 나아가 한국의료의 위상 추락을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경혈 두드리기에 대한 국회와 의료계에서의 우려가 계속되는 현실에서 NECA의 의사결정 시스템이나 결정의 오류 등에 대한 어떠한 검증 없이 경혈 두드리기를 신의료기술로 확정 고시한 보건복지부의 행태는 국민건강과 한국의료에 대한 배신행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한방의 감싸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오늘날 한국의료의 위상은 규제와 통제라는 관리 속에서 오로지 국민건강을 위해 묵묵히 임상현장에서 맡은 소임을 다한 의료인들의 피와 땀의 결과물이다.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과학적 검증이나 임상적 효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혈 두드리기를 신의료기술로 결정한 것은 한방의 감싸기를 위해 국민건강과 한국의료의 내일을 저버린 것이라 할 것이다.”라고 했다.
“한방이 진정 국민의 곁에서 호흡하는 길은 금번과 같은 정치적 산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방 행위나 한약 등 한방 전반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통해 임상적 유효성을 인정받는 데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노력 없이 경험적 검증이라는 과거의 역사 속에 갇혀 있다면 한방의 발전과 위상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혈 두드리기의 신의료기술 공개 재검증과 신의료기술 평가 시스템의 재설계 필요성도 주장했다.
의협은 “금번 사태로 무너진 한국의료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평가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당장 PTSD 환자의 치료방법에 대한 혼란과 혼선으로 치료시기를 놓쳐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막고, 불필요한 의료기술 도입으로 인한 국민의료비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첫걸음은 ‘경혈 두드리기’의 신의료기술 평가 과정과 평가에 활용된 근거문헌 및 자료를 모두 공개해 과학적이고 의학적 근거에 따라 재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은 “신의료기술 평가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 의학과 한방 모두 오로지 임상적 근거라는 하나의 기준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한국의료의 위상 추락을 자초한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경혈 두드리기에 대한 공개 재검증 및 의학적 기준이라는 하나의 기준에 의한 의학과 한방 평가 시스템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