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의 문신시술을 일반미용업소로 확대하는 정책에 국민건강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료계 목소리가 대한피부과학회·대한피부과의사회에 이어 대한의사협회, 대한개원의협의회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10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제90회 국정현안 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눈썹과 아이라인 등 반영구화장의 비 의료인 시술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의료계의 반대 성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 대한피부과학회 대한피부과의사회는 공동 보도자료에서 “반영구화장은 다름 아닌 문신시술이다. 이것이 암암리 성행하는 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나, 이를 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완전히 합법화하는 것은 돈과 국민의 건강을 바꾸는 행위로 판단되어, 피부과 전문의의 양심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의 판례상 문신시술은 침습성 의료행위로 의학적 위험에 대해 대비가 잘 되고 의무기록이 10년 동안 보관되는 등 장기적인 위험성에 대해 대응할 체계가 마련되어 있는 의료인에게만 허용이 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혹자는 이러한 법안에 대해 전세계에 유래가 없는 규제라 한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의 입장에서는 반대로 전세계에서 가장 바람직한 선진적 법안이란 의견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인이 문신시술을 하지 않으면서 기득권을 놓지 않고자 문신의 합법화를 반대한다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임을 밝힌다. 합법적으로 할 수 있음에도 시술하는 병원이 적은 이유는 문신으로 인한 위험성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정말로 문신이 필요한 심각한 흉터, 탈모 등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문신 합법화로 시술이 남발되면 문신제거 수요 증가로 피부과 전문의의 수익은 크게 증가할 것이다. 돈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결코 반대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전문가 의견을 배제한 일방적 정책 추진 유감을 표하면서 정부의 발표를 전면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의협은 “비의료인에 의한 문신행위는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로,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 현행 의료법 제27조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라며 "문신시술을 비의료인에게 허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대법원은 ‘미용문신행위가 인체에 대한 침습을 동반하고 공중보건상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명백한 의료행위이며, 무면허자가 미용문신행위를 할 경우 이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문신(文身)의 사전적 의미는, 살갗을 바늘로 찔러 먹물이나 다른 물감으로 글씨‧그림‧무늬 따위를 새기는 일 또는 그렇게 새긴 몸을 말하는바, 실제에 있어서는 문신의 방법과 형태가 매우 다양하며 그 중 고유한 의미의 문신시술행위는 피시술자의 생명, 신체 또는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라며 “이처럼 문신행위와 관련해 사법부 역시 국민의 건강 보호 및 보건위생상 명백한 의료행위로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4일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도 ‘반영구화장(문신시술)의 일반 미용업소 허용을 반대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대개협은 “반영구화장은 실제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결정에 따른 심각한 위해성이 예견된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가 오히려 앞장서 정반대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국민의 건강을 일선에서 담당하고 있는 의사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연달아 이루어지고 있는 정부의 비 의료인의 전문 면허허용 범의를 넘나드는 의료행위에 대한 무분별한 혼돈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혼란은 결국 이 나라의 의료를 뒷걸음치게 하는 허무맹랑한 실책이다. 반드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명확한 역할 구분과 전문가 면허제도의 확립이 필수적인 상황이다.”라고 했다.
사회적 혼란도 주장했다.
대개협은 “사회 심리적 혼란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일반적으로 폭력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문신의 보편화는 충동적인 청소년의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된 통념으로 문화적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