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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3세대 유전자 가위 CRISPR-Cas9란 무엇인가?

이정민 소장이 말하는 치료 도구로서 유전자 가위의 역할

유전자 가위는 전체 유전자 중에서 우리가 원하는 유전체 부위를 특정(specific)하게 자를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것이다. 즉, 유전자 가위는 핵산가수분해효소(nuclease)를 통해 우리 몸에 존재하는 수십억 개의 염기쌍 중에 원하는 위치만 특정하게 자를 수 있도록 만든 물질이다. 현재까지 유전자 가위는 1세대부터 3세대까지 개발됐다. 1세대 유전자 가위는 ZFN(Zinc Finger Nulclease), 2세대 유전자 가위는 TALEN(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 3세대 유전자가위는 CRISPR(Clusters of Regularly Interspaced Palindromic Repeats)-Cas9로 발전돼 왔다. 3세대 유전자 가위가 1세대와 2세대 유전자 가위보다 우위를 보이는 것은 생산과정의 간소화다. 유전자 가위는 원하는 유전체 부위를 특정(specific)하게 인지해 자르는 것이 핵심인데, 이러한 기능을 위해 1세대와 2세대 유전자 가위는 복잡한 단백질 공학(protein engineering) 과정을 거쳐야 했다. 반면 3세대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은 Cas9 단백질이 DNA 염기서열(sequence)와 상관없이 언제나 공통으로 사용될 수 있어, 한번에 대량으로 합성해 놓을 수 있다. / 이정민 툴젠 치료제연구소장은 2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2회 KPBMA Bio Open Plaza에서 ‘CRISPR/Cas9 as a new tool for the intractable diseases’를 주제로 발표했다. / 메디포뉴스는 이 소장의 발표내용을 토대로 ▲3세대 유전자 가위 CRISPR-Cas9란 무엇인가에 대해 ▲치료 도구로서 유전자 가위의 역할에 대해 각각 전한다. [편집자주]



◆CRISPR-Cas9, 자르는 역할은 Cas9 단백질이 하고 특정 유전체 인식은 CRISPR 통해

CRISPR(Clusters of Regularly Interspaced Palindromic Repeats, 크리스퍼)을 풀이해 보면, ‘주기적 간격으로 분포하는 짧은 회문구조 반복 서열을 의미한다. 이 서열은 세균의 면역체계 중 하나로, 세균을 공격하는 박테리오파지나 외부 DNA가 박테리아에 침입하게 되면, 박테리아에 존재하고 있는 DNase(DNA를 자를 수 있는 효소)가 외부 DNA를 약 50bp(base pair; 염기쌍) 자른다. 

이렇게 잘려진 DNA를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유전체(genome) 사이 사이에 끼워 넣어서 저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저장하는 위치가 무작위적으로(random)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쳇바퀴 모양으로 DNA 사이사이에 끼워진다. 이렇게 삽입된 DNA 형태가 ‘Palindromic Repeats’(회문서열 반복)구조를 이룬다. 즉, CRISPR은 회문 반복 서열(palindromic repeats) 사이에 외부 DNA가 규칙적(regularly)으로 끼어들어가(Interspaced)된 것이 군집(cluster)을 이루고 있음을 뜻한다. 




3세대 유전자 가위 CRISPR-Cas9는 ▲CRISPR 영역에서 전사(transcription)된 gRNA ▲Cas9 단백질로 구성된다. 즉, 바이러스의 DAN를 찾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gRNA는 특정 유전체 위치를 찾아가는 역할을 하고, Cas9 단백질은 찾아간 유전체 위치에서 유전자를 잘라내는 가위의 역할을 한다. 이때 gRNA의 염기서열을 손쉬운 공학적 과정을 거쳐 바꿔주면 얼마든지 원하는 유전체 위치를 자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CRISPR-Cas9의 합성 과정과 관련해 이 소장은 “Cas-9 단백질은 언제나 공통이다. 합성해 놓으면 되고, gRNA 역시 palindromic repeats 구조이기 때문에 공통이므로 미리 합성해 놓으면 된다. 여기에 20bp로 이루어진 특정 염기서열만 만들어서 붙여주면 된다. 우리가 자르길 원하는 위치의 염기서열에 대응되는 서열(sequence)을 미리 붙여주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미리 합성해 놓은 단백질과 gRNA를 섞어서 형질주입(transfection) 과정을 통해서 세포, 조직 등에 전달하면 특정 염기서열인 20bp와 상보적으로 결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상보적으로 결합한 뒤, 그 부분만 특이적으로 Cas9이 자름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 교정(gene editing)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소장은 CRISPR-Cas9의 다른 1세대와 2세대 유전자 가위보다 진보한 점으로 “CRISPR-Cas9은 원하는 20bp만 디자인하면, 이론적으로 원하는 어떤 유전자든 특정(specific)하게 조작(engineering)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기 때문에 혁신적인 기술이 된 것이다”고 말했다. 

◆유전자 가위로 질환 치료 – 질병 관련 유전자 제거 혹은 삽입

유전자 가위를 질병 치료에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유전자 제거(knock out) ▲원하는 유전체 부위를 잘라 삽입(knock in)하는 것이 있다. 

유전자를 제거(knock out)해 질병을 치료 방식과 관련해 이소장은 “CCR5(C-C chemokine receptor type 5)처럼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가 host에 infection할 때 사용하는 receptor를 knock out하게 되면, T-cell과 같은 여러 세포를 이용해 HIV resistant한 샘플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하는 유전체 부위를 잘라 삽입(knock in) 것과 관련해서 이 소장은 “대사질환의 경우 특정한 효소의 결핍으로 질환이 유도된다면, 그 질환에 관련된 유전자를 간세포 특이적인 promoter 뒤에 specific하게 knock-in하면 치료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치료제 FDA 허가 받기 위해선 ‘크기’ 줄이는 것이 관건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치료법이 FDA와 같은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기 위해선 ▲Cas9의 크기를 줄이고 ▲높은 특이도(high specificity)를 달성해야 된다고 강조됐다. 

현재 CRISPR-Cas9와 같은 유전자 가위를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해선 체내로 전달해 주는 물질이 필요하다. 현재 이 전달물질로 FDA 승인을 받은 전달(delivery) 물질로는 AAV(adeno-associated virus)가 유일하다. 이때, AAV를 이용해 CRISPR-Cas9 물질을 실어서 전달하면, Cas9 크기가 작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 소장은 “AAV를 이용해 Cas9을 전달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은 AAV는 자신이 실어서 전달할 수 있는 DAN 크기에 제한(limit)이 있다.(약 4.7kbp) 기존의 Cas9 같은 경우는 4.2kbp정도다. 기존의 Cas9은 하나의 AAV vector를 사용해서 Cas9을 위한 DNA sequence와 RNA, promoter를 한 번에 전달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2개의 AAV vector를 사용해야 했다. 이러면 당연히 비용이 두 배가 들고, efficiency도 낮아진다. 그래서 툴젠은 사이즈가 작은 Cas9을 개발했고, 그 크기는 2.6kbp로 현존하는 Cas9 중에 가장 작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전자 가위가 원하는 유전체 부위를 정교하게 자르지 못 하면(off-target effect) 안전성(safety)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소장은 “Off-target을 줄이기 위한 것은 세계적으로 Safety를 위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다른 그룹들도 high fidelity한 Cas9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포뉴스는 다음 기사를 통해 툴젠이 진행하고 있는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질병 치료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