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부원장 모두 병원 내 전공의 폭력 사건을 방관했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어떻게 이런 사건이 발생할 수 있나?“
2015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여성 전공의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울먹이면서 폭력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인천 가천대길병원 남자 전공의가 2년 전 후배 여자 전공의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해 해임됐다가 가처분 소송 끝에 복직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병원 측은 최근 들어서야 복직한 전공의를 상대로 법원에 ‘제소명령 신청’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목희 의원은 8일 오전에 열린 국감장에 피해 여성 전공의를 참고인으로 데리고 나와 “남자 선배 전공의가 여성 전공의에게 몇 달 동안 온갖 야만적인 폭언 및 폭력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병원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피해 여성 전공의는 국감장에서 “선배 전공의가 같은 조가 아님에도 저에게 온갖 쌍욕을 하면서 '당직을 정하면 시키는 대로 하라‘고 고함치며 윽발질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여성 전공의는 현재 길병원에서의 수련을 그만두고 무직상태이다.
이목희 의원은 “길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만 11명이나 된다. 2013년에는 전공의를 22시간 동안 잠도 안재우고 괴롭힌 적이 있다”면서 “이 병원에서 왜 자꾸 이런 일이 발생하느냐”고 분노를 나타냈다.
이에 길병원 이정남 부원장은 “근무환경이 열악해 발생한 일인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특히 “병원협회에서 권고사항을 받으면 이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목희 의원은 “이런 사람이 의사를 하면 되겠나”라면서 대한의사협회에 의사면허 자격정지를 요청할 것인지 물었고 이에 이정남 부원장은 “고려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현재 병원협회에서 이미 가해 전공의에 대해 수련정지를 통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피해 여성 전공의는 울먹이면서 복지부 장관에게 “저처럼 병원의 폭력 때문에 의사 경력을 잃는 사람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마땅한 시스템을 마련해달라”면서 “저를 괴롭힌 가해자들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 세상에 보여주는 게 그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목희 의원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어 여기서 공개조차 할 수 없는 피해 사실을 보면 정말 가슴이 무너진다”면서 복지부 장관에게 “빨리 조치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