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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심정지후 혼수상태, 24시간 내 회복여부 알 수 있다

세계최초 신생아 뇌파 검사법 성인 심정지후 혼수 환자 130명에 적용

심정지후 혼수상태 환자의 회복여부를 24시간 내에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심폐소생술의 활성화와 심정지 후 치료의 발달로 심정지 환자의 생존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심정지 후 혼수 환자가 다시 정상으로 깨어날 수 있을지를 진단하는 방법이 전 세계적으로 미비한 상황.

이러한 가운데 심정지 환자의 예후를 간편하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결과가 세계최초로 9월 22일 발표됐다.

또한 세계 최고 권위의 심장의학 국제학술지인 서큘레이션 (Impact factor : 14.43) 발행과 함께 발행인이 이주의 우수 논문으로 선정한 ‘Editor's pick’에 선정되어 홈페이지 전면을 장식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끌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박규남(교신저자)·오상훈(1저자)·신경과 손영민·호흡기내과 김석찬(공동저자) 교수팀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심정지 후 혼수상태로 저체온치료를 받은 환자 130명을 aEEG (amplitude-integrated EEG, 진폭통합뇌파기)를 이용하여 72시간동안 지속뇌파를 측정했다.

그 결과 24시간 내 환자의 뇌파가 지속정상진폭을 회복하면 뇌손상 없이 좋은 예후를 예측하는 민감도가 94.6%, 36시간 내 환자의 뇌파가 지속정상진폭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 나쁜 예후를 예측하는 특이도가 100%로 높은 검사 정확도를 얻었다.

민감도는 실제 질병을 가진 대상에게서 질병을 측정해내는 확률, 특이도는 질병이 없는 대상이 질병 없음을 측정하는 확률을 일컫는다. 다시 말하면 민감도는 환자가 질병에 걸렸을 때 양성으로 진단될 확률, 특이도는 질병에 걸리지 않았을 때 음성으로 진단될 확률이다.

질환을 진단할 때는 이처럼 병을 정확히 짚어내는 '민감도'와 함께 병이 없는 사람을 정상인으로 식별하는 '특이도'도 중요하다. 질환이 없는데도 환자로 인식한다면 큰 낭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민감도와 특이도가 100%면, 병이 없는데 있다고 잘못 진단하거나, 병이 있는데 진단하지 못한 경우가 한 건도 없음을 의미한다.

즉 24시간 내 혼수상태에서 정상뇌파로 돌아온 환자의 94.6%는 예측대로 뇌손상 없이 건강하게 정상으로 회복하였고, 36시간까지 시간이 흘러도 정상뇌파로 돌아오지 못한 환자는 모두 예측대로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저체온요법은 심장이 멈춘 후 다시 자발순환이 회복된 혼수환자들의 체온을 32~34도로 낮춰 24시간동안 유지한 후 서서히 재가온하는 치료이다. 심정지로 산소공급이 중단된 후 심장활동이 회복되었으나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어 혼수상태를 보이는 환자에서 2차적인 뇌손상을 줄여 환자의 예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증명된 유일한 치료법으로 서울성모병원 박규남 교수팀이 1997년 국내 처음 도입됐다.

일반적으로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을 받은 환자의 40%는 자발순환이 회복되나 자발순환회복자의 90%는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환자가 혼수상태에 빠지면 저체온치료 하는 과정 중에 근육이완제, 진정제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경학적 검사를 통하여 환자의 예후를 진단하기 어렵다.

이러한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연구팀은 aEEG로 심정지 환자의 뇌파를 측정하였다. aEEG는 신생아의 두피에 전극을 붙여 뇌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신생아용 뇌파 검사기이다.

주로 신생아 출생과정 중에 발생하는 뇌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이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오상훈 교수는“이러한 환자들의 뇌활동을 다채널 뇌파기를 이용하여 감시하려면 뇌파 전문가가 직접 18개 이상의 전극을 부착하는 등의 전문적인 처치가 필요하고 심정지 후 치료과정중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등의 많은 어려움이 있는 반면 aEEG는 응급실 및 중환자실 의료진이 쉽게 부착하고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정지후 일반적으로 뇌 전체에 허혈 손상이 가해지고, 또한 이중에서 전두부의 뇌손상이 적다는 것에 착안해, 연구팀은 이마 3군데에 전극을 부착하여 뇌파를 측정하였다. aEEG는 뇌파의 진폭을 통합하여 보여줌으로, 환자의 3일간 기록을 압축하여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박규남 교수(응급의료센터장)는 “aEEG를 이용한 예후예측법은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의료진이 직접 뇌 회복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정확한 획기적인 예후예측방법으로, 저체온치료가 종료되기 이전에 환자의 예후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어 환자의 뇌손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의 변화를 주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적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