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6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엑스레이 착오 분명하지만 의료사고는 없었다”

이대목동병원, 경미한 환자로 약물치료만…재발방지 약속


이대목동병원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X-선 영상 착오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4월 24일까지 부비동 일반 X-선(PNS Water’s View) 영상의 좌우가 뒤바뀐 엑스레이 영상으로 578명에 달하는 환자를 진료해온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이를 묵과해온 것으로 알려져 의료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사건의 발단은 이 병원에 근무하는 한 방사선사 A씨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A씨가 이비인후과·소아과·내과·가정의학과 환자들의 얼굴과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한 뒤 좌우를 바꿔 병원전산시스템에 올렸는데 의료진은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약물처방이 이루어진 것이다. 다행히 시술이나 수술은 이루어지지 않아 별다른 사고는 없었지만 자칫 잘못하면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도 있었다.

이번 사태가 언론에 보도되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이대목동병원(원장 유권)은 사과하고 해명에 나섰다.

해당 환자 주치의는 환자들에게 X-선 영상 좌우가 바뀐 사실에 대해 알리지 않은 점을 사과하고 치료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은 방사선사 A씨의 착오에 의해 4개월여간 촬영된 부비동 일반 X-선 검사는 기침이 주증상인 환자들 중에서 후비루증후군(코 및 부비동에서 생산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을 감별하기 위해 흉부 X-선 검사와 함께 시행됐는데, 총 578명 중 정상인 사람이 238명, 양측성 부비동염 환자가 217명, 편측성 부비동염 환자는 123명이라고 밝혔다.

병원은 엑스레이 영상이 뒤바뀌는 황당한 사고가 일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치료에는 문제가 없으며 이로인한 의료사고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양측성 부비동염 환자, 편측성 부비동염 환자 모두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없는 경미한 환자로 약물 치료가 이루어져 의학적으로 치료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

부비동염은 좌우 영상에 영향을 받는 비강(콧구멍 안쪽 공간)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며 부비동에 생기는 염증을 치료하는 것으로 좌우 영상에 의해 치료시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중증 부비동염 환자의 경우에는 X-선 영상만으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며 수술 전 반드시 내시경 검사나 CT 촬영 절차를 거친 후에 수술이나 시술이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사건이 벌어진 후 언론에 보도됐지만 그때까지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입장을 표명하지도 않아 논란이 됐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 관련 병원 전체 차원의 은폐 사실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방사선 기사에 대해 X-선 촬영 담당 부서인 영상의학과가 자체 처리를 하고 경영진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사건을 일으킨 방사선사 A씨를 업무 정지시키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상태다.

또한 해당 부서장에 대해서도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환자안전을 최우선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묻는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앞으로 두번 다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 안전과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직원 교육과 관리 감독을 철저히 시행할 것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환자 안전과 관련한 모든 진료 분야에서 뼈를 깍는 자성과 각오로 새로운 혁신에 나서 환자나 보호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 환자안전실장을 맡고 있는 배정호 이비인후과 교수(사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실 이번 사건은 명백한 병원의 실수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엑스레이 영상의 좌우가 바뀐 것이 한 두건도 아니고 수백 건에 달하는데 정식으로 보고가 안 된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다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체 환자를 확인해본 결과 엑스레이 착오로 인해 문제가 생긴 환자는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 교수는 이번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에 대해 “X-선을 찍을 때 가슴사진은 뒤에서 앞으로 찍는데 얼굴 사진을 찍으면 뒤로 돌아서 앞에서 뒤로 찍게 된다. 이때 좌우를 바꾸지 않고 사진을 찍어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정호 교수는 “이대목동병원 내에 있는 QPS 센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점을 상세히 분석한 뒤 관련지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