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의료이용지도 연구보고서'가 박사학위 논문 표절?

바른의료연구소 "서울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에 제보할 계획"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의 '의료이용지도 보고서'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8일 바른의료연구소는 "공단의 의료이용지도 보고서가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박사 학위 논문을 거의 그대로 활용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보고서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가 공단 용역을 받아 수행한 연구로, 총 7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돼 있다. 

연구소는 "이 중 두 번째 세부과제인 '일차의료 아틀라스 개발' 중 통원진료민감질환 부분은 지난해 8월에 발표된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의 지역 변이와 요인' 의학박사 학위논문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고 했다.

연구소가 두 문서를 일일이 대조 및 분석한 결과, 공단 보고서의 서론, 연구 방법, 연구 결과, 결론의 본문 기술 내용 · 표 · 그래프 모두 의학박사 학위논문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보고서는 학위논문에 기술된 내용을 요약하거나 문장 중 일부 단어만 변경 혹은 생략했다. 표의 경우 영문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논문 부록에 있는 표 · 도표를 본문에 확대했다. 의료이용지도 역시 색깔만 달리하고, 글의 순서를 뒤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학위논문과 다른 내용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연구소는 "이번 연구에는 1 · 2차 연도마다 각각 1억 5천만 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지급됐다. 박사학위 논문 내용을 거의 그대로 보고서에 사용한 것은 공단 연구비를 유용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연구 부정행위가 드러난 연구원에게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묻고, 이들을 정부 · 공공기관 연구용역에서 원천 배제해야 한다."고 공단에 촉구했다.

아울러 "연구용역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낸 이번 사건에 공단 스스로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연구소는 연구책임자의 소속 기관인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 공단 보고서의 표절 의혹을 제보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다음은 바른의료연구소가 제시한 공단 보고서의 표절 내용이다. 

◇ 목차

- 두 문서의 목차가 거의 동일 

◇ 서론 

- 두 문서의 연구목적이 동일

- 이론적 배경 부분은 논문 내용을 요약 · 발췌 

◇ 연구방법

- 두 문서의 통원진료민감질환군 설정 방식이 동일. 영문 표를 한글로 변환

- 두 문서의 연구대상 및 자료가 동일

- 입원율 산출 및 지역변이 기술이 동일

- 사회경제적 변수 기술도 동일

- 의료공급 변수의 정의도 동일

◇ 연구 결과

- 두 문서간 연구결과의 일반적 특성이 동일

-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 연령군별 분포 표가 동일 

- 연령군 및 질병군별 분포 관련 논문 내용을 보고서에서 축약

-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의 지역 변이 내용 동일

- 통원진료민감질환 질병군별 입원율 지역 변이 통계표 동일. 논문 표에서 ACS total만 생략하고, 영문 표를 우리말로 번역해 보고서 표와 다르게 보이게 함

- 설명 변수의 일반적 특성도 동일. 논문 Table 10, 11을 보고서의 표 54 하나로 합치고 환자 특성을 누락했으며, 변수 순서를 마구 뒤집어 놓아 다른 표로 보이게 함

- 설명 변수 간 상관관계에 대한 기술 및 표 내용이 동일

- 건강보험료 평균과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 산점도도 동일. 보고서 201~218페이지 산점도는 논문 56, 57페이지의 시군구와 중진료권으로 각각 분리된 그래프를 질병명별로 확대 편집한 것

- 설명 변수의 구간별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에 대한 기술도 동일

- 회귀분석 결과에 대한 기술도 동일

-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 다중 회귀 분석(시군구)표도 동일

-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 다중 회귀 분석(중진료권) 표도 동일 

- 시군구별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2015)도 동일. 논문 부록에 있던 표가 보고서 본문에 실림

-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인구 10,000명당)(폐렴균)도 동일. 시군구와 중진료권으로 구분된 그래프들을 각 질환군별로 따로 편집하고, 지도 색깔도 달리해 논문과 전혀 다른 지도인 것처럼 보이게 함(232~244페이지도 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