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개선 효과로 큰 관심을 받는 삭센다펜주(성분명:리라글루티드, 제약사:노보 노디스크)는 의료현장에서 사용에 신중을 기하는 약물이었다. 특히 삭센다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사람도 약 투여를 중단할 경우 '요요현상'(체중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현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비만환자에게는 생활습관 개선 등 근본적인 원인을 바꾸는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3일 서울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삭센다 미디어세미나를 통해 비만과 치료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는 “행동 및 생활방식 중재로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 가운데 비만수술이 불가능한 대상에게는 치료간극(gap)이 존재한다”며
“전문의약품은 이 간극을 메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펜터민, 로카세린, 리라글루티드
성분 약이 대표적이다. 펜터민은 효과가 크지만 뇌출혈 등 부작용의 우려가 커 3개월 이상 처방이 힘들다. 로카세린은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지만
효과가 약한 편이다.
삭센다펜주는 GLP-1 유사체 비만치료신약으로 환자가 직접 투여하는
자가 주사제다. 인체가 음식섭취에 반응해 분비하는 식욕조절 물질
GLP-1과 97% 유사하며, 포만감을 높여 체중조절에 도움을 준다.
국내에서는 2018년 3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이상혈당증과 같은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에게 처방하도록 허가됐다.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펜주(리라글루티드)와 성분은 동일하지만 용량∙용법이 다르다.
SCALE(다국가∙이중맹검∙위약대조∙무작위배정)로
명명된 시험에서는 체중개선에 큰 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에는 비만 및 당뇨병 전단계 참여자 3731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2487명에게 삭센다(3㎎)를 투여하고 1244명에게 위약을 투여하며 경과를 지켜봤다. 연구는 56주간 실시됐다.
그 결과, 체중감소 효과를 보인 비율은 삭센다군이 92%로 위약군(65%)보다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체중이 5%이상 감소한 비율은 삭센다군 63%,
위약군 27%였고 10% 초과 감소한 비율은
삭센다군 33%, 위약군 11%로 조사됐다. 체중이 15% 초과 감소한 비율 역시 삭센다군(14%)이 위약군(3.5%)보다 많았다.
허리둘레 치수 감소의 평균은 삭센다군 8.2㎝, 위약군 3.9㎝였다. 이 밖에도 혈당과 혈압조절 측면에서도 삭센다군이 위약군에 견줘 우수한 경과를 보였다.
다만 삭센다의 처방은 현장에서도 신중한 결정이었다.
박 교수는 “삭센다가 당뇨병치료제(빅토자)로 나왔을 때는 참 쓰기 힘든 약물이었다”며 “하지만 비만치료제로 나오니 환자들이 전혀 거부감이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번은 BMI가 24㎏/㎡인 여성이 삭센다 처방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물론 처방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처방)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또 “삭센다는 몸무게가 100~150㎏ 사이 환자들에게도 상담을 거쳐 처방하는 약이다. 체중감량 목표가 5% 미만인
경우에는 잘 처방하지 않는다”며 “아버지가 간이식이 필요한데
아들이 지방간이 있어서 체중을 빨리 빼야 하는 위급한 경우 등에 처방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체중감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의 자료에 따르면, 치료 52주 시점 체중감소 효과는 습관만 개선한 그룹(7㎏)이 약물만 사용한 그룹(4㎏)보다 컸다. 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그룹의 경우 12㎏로 가장 큰 효과를 봤다.
박 교수는 “비만치료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대사이상을
일으키는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요요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삭센다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사람도 약 투여를 중단할 경우 요요현상을 경험했다. SCALE의 maintenance 연구에서 56주간 삭센다를 복용한 뒤 위약으로 전환한 그룹의 2.91%는 체중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는 “간헐적 단식 등 근본적인 생활습관 교정이 뒤따르지 않는
방법은 체중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쉽다”며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근본이 되는 원인을 바꾸는 치료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약사측은 삭센다의 유방암∙갑상선암 발병 가능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답했다. 현재 삭센다 사용으로 보고된 흔한 부작용은 설사∙구역
등이다. 주요부작용은 췌장염, 담낭질환 등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