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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비만, 치료도 관리도 개인 차원의 문제 아냐!

GLP-1 RA 비만치료제 ‘삭센다’, 좋은 효과만큼 오남용 위험 점점 더해

비만이 질환으로 인식되고, 단순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최근 정부도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년)’을 마련해 비만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당장 올해 11월부터는 고도비만 환자에서 비만 수술의 급여화가 예정되어 있으며, 급여기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비만 약물치료 분야에 등장하며 뛰어난 효과와 안정성으로 이목을 사로잡은 노보 노디스크의 GLP-1 유사체 비만치료제 ‘삭센다’가 개원가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며 불법유통∙거래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삭센다는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GLP-1의 유사체다. GLP-1은 인간의 몸에서 혈당을 낮추고 체중을 감소키시는 효과를 나타낸다. 때문에 삭센다는 동일 성분으로 ‘빅토자’라는 당뇨 치료제로서 먼저 시장에 등장했다. 이후 혈당 감소 효과 외에 뛰어난 체중 감소 효과를 인정 받아 ‘삭센다’라는 비만 치료제로 추후 승인 받은 것이다.


삭센다는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조절하는데, 배고픔은 줄이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음식 섭취의 감소를 통해 체중을 감소시킨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환 교수는 “비만의 약물치료에 사용되는 기존 약제들은 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제이다 보니 정신질환과 관련된 부작용이 문제가 되며 장기 사용이 부담스러운 경향이 있다”고 말하며, “삭센다는 기존 치료제와는 다른 기전으로 장기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장기 사용 시 안전성을 입증한 약제”라고 설명했다.


비만은 일반적으로 단기 치료의 대상이 아닌 만성질환의 형태로 장기간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경우도 많아, 그만큼 치료약물의 장기 사용 안전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삭센다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는 기존 당뇨 약제인 GLP-1 유사체 중에서도 유일하게 심혈관 안정성을 임상을 통해 입증했으며, 체중 감소 면에서도 지방의 감소 그중 내장지방 감소 비중이 높아 이상적인 비만 치료제로 제시되고 있다.


이런 특장점을 바탕으로 삭센다는 올해 3월 국내에 출시되며,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물량이 부족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삭센다의 처방이 주로 개원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오남용과 더불어 불법 유통이나 불법 거래의 사태가 발생해, 약물의 안전한 사용에 심각한 문제제기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미용 시술의 일종으로 허가된 적응증 외에 처방이 되거나, 용법∙용량에 맞지 않는 사용을 하거나, 비급여 약물인 만큼 정상 체중 환자가 사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약물의 오남용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다.


약제가 보험권 안에 있다면 허가된 적응증 안에서 급여기준에 의해 처방이 어느 정도 감시가 되겠지만, 비급여 약물이기에 사실상의 감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의약품의 경우 약사법상 제약사는 광고를 통해 일반인에게 약제의 이름을 노출할 수 없지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의원이 제품의 이름을 일반인에게 노출하는 경우의 법적 책임 여부가 모호해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유명 포탈에 ‘삭센다’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공식 병의원 링크에 버젓히 ‘삭센다’를 표기한 경우가 허다해 이에 대한 정부 부처의 관리∙관독 의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삭센다는 의사에 의해서만 처방이 가능한 전문의약품이다. 만성질환인 당뇨 약제로 쓰이며 다른 비만 치료제 대비 안전성이 갖춰져 있다고는 하지만, 의사의 진단과 기저 질환 여부를 확인 받은 후 처방 받아야 한다.


이승환 교수는 “삭센다의 부작용은 대부분에서 오심, 구토 변비, 설사와 같은 심각하지 않은 것들이기 하지만, 갑상선암 환자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리고 다발성내분비선종증 환자에서 투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의료진의 진단을 통해 삭센다 투여가 적합한지 확인해야 하며, 적정 용량과 용법을 충분히 숙지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 또한 최근 제기되고 있는 삭센다 오남용 우려에 대해 “전문의약품인 만큼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적응증 내에서 의료진에 의해 처방 받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회사 측에서도 삭센다의 무분별한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진 교육 등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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