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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3월 13일은 ‘세계콩팥의날’…“콩팥도 늙어요”

<인터뷰>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 강덕희 이화의대 교수


대한신장학회가 3월 13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만성콩팥병’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신장학회는 ‘건강한 콩팥을 만드는 당신의 삶, 당신의 콩팥 나이 알고 계신가요?’라는 슬로건 아래 ‘만성콩팥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8대 생활수칙’을 마련하고 만성콩팥병의 위험성을 적극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출범 34주년을 맞은 대한신장학회의 총 회원 수는 1240명(정회원 1,148명, 준회원 92명)이며 정회원은 신장을 전공한 의사로, 준회원은 전공의와 간호사 그리고 영양사로 구성된다. 간호사와 영양사의 역할이 중요한 투석실 특성을 반영한 것이며, 전공의는 신장을 전공하지 않아 준회원이다.

대한신장학회 강덕희 홍보이사(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를 만나 ‘세계 콩팥의 날’의 의미와 만성콩팥병에 대해 알아봤다.

강덕희 이사는 만성콩팥병에 대해 “콩팥의 기능이 급성이 아니라 만성적으로 저하된 것을 말하며 교과서적으로는 콩팥의 기능이 3개월 이상 나빠진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번 나빠진 콩팥은 다시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며 기능이 얼마나 나빠졌느냐에 따라서 1기에서 5기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만성콩팥병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만성콩팥병 환자가 감소추세를 보이는 것과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강 이사는 이에 대해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당뇨 등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비만인구가 늘어나며 짜게 먹는 식습관으로 대사증후군 환자가 증가하는 것이 주요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이 콩팥질환을 앓고 있고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4-5명 중 1명, 70세가 넘어가면 2-3명중 1명은 콩팥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덕희 이사는 올해 ‘세계 콩팥의 날’ 슬로건인 “콩팥도 당신처럼 늙는다”라는 말처럼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콩팥기능도 점점 떨어지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는 “콩팥건강은 대체로 2-30대까지 건강하게 유지되다가 40살이 넘어가면서 나빠지기 시작한다”며 “사구체 여과율 개념으로 봤을 때, 정상을 100이라고 하면 70세가 됐을 때 70~80%가 되고 이 정도 유지되면 나이에 맞는 수준이고, 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사람들은 나이보다 사구체 여과율이 더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만성콩팥병이 문제가 되는 것은 3기 이상으로 사구체 여과율이 60% 미만인 경우인데 이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국과 젓갈 등을 즐기는 특유의 식습관으로 소금 섭취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덕희 홍보이사는 “우리나라에서 대사증후군 빈도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짜게 먹는 식습관과 관련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연히 소금 섭취 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경우 유병률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강 이사는 “대만 정부 차원에서 ‘소금 적게먹기 운동’ 등의 캠페인을 적극 펼치면서 유병률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차원에서 만성콩팥병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해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만성콩팥병 유병률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서 대한신장학회에 만성콩팥병의 홍보책자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강덕희 이사는 현재 학회의 홍보활동으로 무엇보다 “만성콩팥병 제대로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만성콩팥병에 대한 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정확한 질환정보는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신장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강 이사는 “콩팥병이나 만성콩팥병처럼 인터넷에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많은 질병도 없는데 학회 홍보위원회에서 확인해 본 결과 정말 잘못된 정보가 많이 넘쳐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이 주범인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학회차원에서 이를 고쳐나가기 위한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심지어는 콩팥을 위해 하면 안 되는 것까지 해야 한다고 반대로 알려져 있었다. 신장학회는 잘못된 정보를 고쳐 올바른 정보로 알리고 무엇보다 건강할 때부터 콩팥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적극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신장학회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콩팥건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건강검진을 받고 검진결과 통보서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덕희 이사는 “예전에는 건강보험공단 일반검진을 받을 때 콩팥과 관련해서 단백뇨만 검사했지만 4~5년 전부터 크레아티닌 검사가 추가되어 이를 통해 콩팥기능을 수치로 알 수 있다. 사구체 여과율이 계산돼 나오는 이 수치가 자신의 콩팥 나이를 알 수 있는 정보인데 환자들이 이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무심코 넘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키드니파운데이션(Kidney Foundation)에서 지난 2008년 제정한 ‘세계 콩팥의 날’에 대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콩팥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콩팥의 기능을 설명하고, 예방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기위해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에 따르면 키드니 파운데이션은 신장병 환자들의 치료를 돕고,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기 위해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 영양학자, 간호사가 참여하는 단체로 매년 3월 두 번째 목요일을 '세계 콩팥의 날'로 지정하고, 콩팥병에 대한 동일한 주제를 홍보한다.

그 동안 콩팥의 기능, 콩팥과 당뇨병, 신장이식 등을 주제로 삼아았고, 지난해에는 급성 콩팥병, 올해는 콩팥의 노화가 주제가 된 것이다.

강덕희 이사는 “세계 콩팥의 날과 관련해 홍보 활동을 한지 8년 밖에 되지 않아 유병률에 특별한 변화가 있었는지는 아직까지 데이터로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유효한 데이터가 쌓일 것”이라며 앞으로 세계 콩팥의 날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한신장학회는 올해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이번 한 주간 전국적으로 건강강좌를 진행하며 몇몇 지부는 무료 검진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무료검진보다 강좌에 더 집중하기로 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강 이사는 “서울지부의 경우 재작년까지 무료검진을 많이 했지만 검진 결과가 나쁜 환자가 병원에 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지 않는 결과가 발생해 고민 끝에 올해는 검진을 포기하고, 강좌를 더 충실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개성공단 방문을 계획하기도 했지만 남북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38선 근처 마을에 가서 강의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대한신장학회 임원진의 임기는 이번 세계 콩팥의날 행사와 학술대회가 끝나는 올해 5월경 종료되며 이후에는 차기 임원진이 회무를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