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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전문가 의견 존중하는 협상되어야

나이 많은 유비는 20살이나 어린 27살의 제갈량을 찾아가 세 번이나 엎드려 도움을 청했다. 예의를 다 갖춰 깊고 넓은 식견을 가진 제갈량의 조언을 구한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함께하는 점심 식사 값은 10억원~40억원을 호가한다. 오마하의 현인이 말해주는 조언의 가치는 무척이나 비싼 점심값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직접 이해하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만큼 전문가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 전문가의 판단을 참고하게 된다.

정부가 요청하여 지난 4일 재개된 의·정(醫·政)간 의료발전협의회는 정부가 의료현안에 대해 전문가인 의사들의 의견을 듣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즉 정부가 추진하는 핸드폰진료 하나만 놓고 보자. 미처 정부가 놓칠 수 있는 진료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그날 있었다고 한다.

그날 참석했던 의사협회 측 관계자는 “정부는 ‘선시행 후 보완’을 우리는 ‘선보완 후 시행’을 각각 주장했다.”고 말했다. 핸드폰진료가 실제 이루어질 경우 전송사진의 판독, 돈의 지불, 처방전 발행, 정보의 보안 등 먼저 보완해야할 문제들이 의사로서는 염려되기 때문에 ‘시범사업’을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인데, 전문가는 많이 알고 있으니 문제점들도 많이 보일 것이다. 의사들이 볼 때 정부가 추진하는 핸드폰진료는 오진의 발생률이 매우 높다. 안전성을 검증하는 절차가 전혀 없었다. 핸드폰진료는 시범사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사들의 조언을 복지부는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한편, 우리는 보아야 할 것보다 보고 싶은 것을 보려한다. 그래서 전문가에게는 해당 사안을 보는 불편부당(不偏不黨)함이 요구된다.

의사협회가 원격의료와 관련해 그날 ‘병의원에서 직접 의약품을 택배로 배송하도록 하자’고도 제안했다. 의약분업의 대원칙을 깨는 일이다. 의사들은 의약분업 재평가라고 생각하겠지만, 약사들은 매우 불쾌할 것이다.

이는 또 다른 전문가인 약사를 존중하지 않고, 배제하는 주장이다.

오는 8일 토요일 오후에는 3차 의료발전협의회가 열리고, 의사와 정부가 끝장 토론을 벌인다. 모든 과정이 지난하더라도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협상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