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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영상의학회, 식약처 방사선 조치에 우려표명

선량 규제하는 나라 없어…병원별 체계적 관리 우선

환자가 방사선 촬영을 받을 때마다 환자 누적선량을 기록해 관리하고 이전 누적선량을 보고 검사의뢰를 결정하게 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업실시 계획에 대한영상의학회(회장 임태환)가 우려를 표명했다.

식약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CT 환자 방사선 피폭량 기록·관리사업을 전국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에 대한영상의학회는 즉시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

영상의학회는 환자선량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에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 개인별 맞춤형 방사선 안전관리에 대해서는 “국민개인별맞춤형 방사선 안전관리보다는 병원별 체계적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영상의학회는 “식약처에서 추진하는 방안은 방사선검사의 필요성 보다는 방사선 촬영의 위해성만 강조하고, 이를 통해 환자가 필요한 검사를 포기하게 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의 조기진단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환자의 혼란이 가중되며,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방사선 피폭 낮추려는 노력은 필수
영상의학회는 현대 의료에서 방사선 촬영이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질병을 치유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제 수술을 하지 않고 몸 내부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영상진단밖에 없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이런 과정에서 방사선 피폭을 낮추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질병 진단을 위해 시행하는 의료방사선피폭은 반드시 필요해서 받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상의학회는 “의료행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과 합병증을 고지하는 것은 모든 행위에서 동일한 환자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에 방사선 촬영에 대해서도 그 위험성이 가시적이며 큰 경우라면 미리 설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저선량검사 위험성 직접 증명안돼
영상의학회에 따르면 사실 진단영역의 저선량 검사인 방사선촬영은 그 위험성이 직접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

실제 국제방사선방어위원회보고(ICRP 보고 93, 103)에서도 “의료피폭에서 환자의 선량한도는 없다”고 명시돼 있는 것이 전부다.

영상의학회는 이와 함께 전 세계에 선량 관련 위험성을 고지하도록 규제하는 나라 역시 전무하다고 밝혔다.

방사선 피폭을 많이 받을 경우 암발생 확률이 증가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고선량을 일시에 받은 경우로 일반적인 방사선 촬영에서는 증명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또 각 검사별로 낮은 선량의 검사 등에서 어떤 위험성이 얼마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 역시 위험 정도도 분명하지 않고, 근거도 충분하지 않은 것을 마치 기정사실화하여 설명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사항을 규제하려고 하는 것으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영상의학회는 “의료기관 단위에서 관리는 필요하지만 개인 환자에게 고지하거나 기관간 비교의 대상, 또는 평가의 대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단순한 개인별 피폭선량 관리…역효과 초래
영상의학회는 개인별 피폭선량 관리는 그 위해성을 개인적으로 해석하기 어렵고 국제방사선방사선방어위원회(ICRP)에서도 환자선량에서 오는 위험성를 개인적인 위험성으로 계산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단영역의 저선량 검사인 방사선촬영은 그 위험성이 직접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선량관리는 선량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지 위험성을 평가하는데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영상의학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가 알 수 있는 선량은 환자가 받은 정확한 선량이 아니라 표준팬텀에서 계산되는 선량이다.

알려져 있는 CT의 방사선 위해 역시 대부분의 경우 CT 임상적 유용성에 비하면 매우 작고 방사선 위해를 걱정하는 것보다 CT를 시행하여 정확한 진단을 얻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라는 설명이다.

영상의학회는 “개인별 선량관리를 내세워 관리를 하려고 한다면, 방사선 검사를 거부할 수 있고, 무조건 방사선량을 낮추려는 경쟁이 일어나 병변을 발견하지 못하는 불량검사를 유도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고, 결국 환자가 적절하게 진단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환자선량관리에 대한 관리체계 필요
우리나라의 경우 년간 약 500만 건의 방사선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상의학회는 “방사선 촬영 때마다 환자 누적선량을 기록하여 관리하고 이전 누적선량을 보고 검사의뢰를 결정하게 한다면 환자에게 불필요한 불안과 두려움을 더 가중시키고 필요한 검사를 하지 못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며 “위험성 고지보다 의료기관들이 방사선선량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하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방사선 피폭 관리는 전문가인 의사(영상의학과 전문의) 교육이 가장 중요하며 관리 체계가 잘 형성되면 방사선 촬영에 대한 위해성도 감소될 뿐 아니라, 방사선 촬영에 대한 안전성도 나타나고, 환자의 막연한 두려움들도 없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영상의학회 도경현 홍보이사는 “환자에 대한 검사를 할 때는 최소한의 방사선량으로 최적의 검사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알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환자선량 권고기준도 마련하고, 기기 품질관리도 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교육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식약처의 안전관리를 위한 노력은 전적으로 지지하나 현재 상황에서 환자 개별 선량관리보다는 의료기관별 관리 체계가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한 선량관리가 더 효과적이고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대한영상의학회는 방사선 선량에 대한 병원별 체계적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작업을 준비 중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각 검사에 대해 검사의 적응증과 촬영 방법 등을 포함한 본격적인 가이드라인을 일선 의료기관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