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전문가 단체로서 선도적 역할을 통해 의료경쟁력 되살리자”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28일 의료계 신년교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회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10년 만에 의료계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있다”라는 말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복지부 장관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며 말문을 열었다. 또 “오늘은 누군가 간절히 살기 바랬던 하루일 것”이라는 격언을 인용하며 “2013년 역시 누군가에게 그토록 간절한 2013년”이라며 새해 들어 새로운 각오를 다짐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는 의료계에 특별한 사명과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쟁 직후인 지난 53년 폐허 속에서 60년간 눈부신 대한민국의 발전바탕에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의료계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우리나라가 경제규모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 됐지만 언제까지 그 발전이 계속될지 의심스럽다며 이제 의료산업이 국가의 신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의료산업의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져가고 있다”라며 그 예로 최근 모성사망률 등의 지표들이 내려가고 있는 것을 지목했다.
또 그 이유에 대해 노 회장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바로 의료계가 전문가로서 의료경쟁력을 키우는 선도적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정부에 대해서도 의료계를 신뢰하지 못하고 제도 입안에 있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간과했다고 지적하며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지 못하는 불신의 늪에서 여러 정책들이 표류하는 악순환에 빠져 의료경쟁력이 하락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 회장은 “이제 불신을 걷어내고 무엇이 국가의 역할인지 생각할 때”라며 “정책입안자들도 의료계에 평탄한 길을 비쳐주신다면 국민의 건강과 보건산업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김윤수 회장 역시 정부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한해를 돌이켜볼 때 영상수가 재인하와 포괄수가제, 연말에도 카드수수료인상 등 의료계를 옥죄는 현안이 유난히도 많았다며 점점 살림살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새 정부가 출범해도 의료계의 상황은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장성 강화와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전액 국가보장 등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새 정부가 공약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지금까지 의료계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민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 제공해왔지만 정부가 정한 불합리한 저수가로 재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올해는 예산편성문제까지 고려하면 수가계약에 있어 반드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에 대한 바램도 전했다.
정부가 보장성강화에 치중하기보다는 출산정책에 획기적 발전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로 20년간 저성장에 머물러있는 일본의 사례를 거울삼아 보장성보다는 강력한 출산정책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의협 노환규 회장의 주장과 같이 한국의료의 세계화를 가속화 시켜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며 “오늘 이 자리가 의료단체간 친목성격을 넘어 서로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체적 의식으로 의료인의 자부심을 갖고 국가발전에 힘쓰기 위한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며 신년축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