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운동능력을 담당하는 부위가 손상되는 경우 마비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뇌에 자기장 자극을 줌으로써 운동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재활의학과 유우경 교수는 5월 14일(월) 삼성동 코엑스 그램드볼룸에서 “신경과학분야 중개연구의 첨단지견; 기초에서 임상까지”라는 주제로 열리는 ‘한림대학교 개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뇌졸중 운동기능 회복을 위한 비침습적 뇌자극술’이라는 제목으로 뇌졸중 환자에 있어서 뇌 자극을 통한 운동기능 개선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뇌졸중이란 우리의 뇌에 혈액을 공급하고 있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짐으로써 그 부분의 뇌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을 말한다. 뇌는 수많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손상된 부분의 뇌는 그 기능을 못함으로써 기능 상실이 뇌졸중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유우경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다양한 부위와 빈도의 뇌 자기장 자극을 통한 비교 연구로 뇌졸중 환자의 운동기능 개선의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앞으로 뇌 자극술을 통한 뇌졸중 환자의 운동치료 가능성을 진단한다.
손상된 뇌 부위 자기 자극으로 운동기능 회복
유우경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뇌졸중 환자 일련의 뇌 자극 연구를 통해 뇌 자극이 운동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로 사용될 수 있음을 밝혔다.
뇌졸중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반복경두부자기자극(Repetitive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rTMS) 유무에 따른 손가락을 이용한 운동 수행의 정확도와 빠르기를 비교했다.
[그림1] rTMS자극과 손가락을 이용한 운동수행의 정확도
이번 연구에서는 15명의 뇌졸중 환자를 8명과 7명의 두 군으로 나누고, 한 군에서는 2초 동안 10Hz의 rTMS 자극을 주고, 나머지 군에서는 rTMS 자극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40초 동안 모니터를 통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7개의 숫자를 숫자판에서 누르도록 했다.
28초간 휴식 후 동일한 실험을 8차례에 거처 시행했다. 일주일 후 두 군을 바꾸어 동일한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rTMS 자극을 준 경우가 자극을 주지 않았을 때 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운동의 정확도가 높았고, 운동 속도도 빨라졌다.[그림1]
손상 받지 않은 뇌 부위 자극으로도 손상부위에 영향 줄 수 있어
이와는 다른 방법으로 8명의 뇌졸중 환자와 정상 대조군을 비교하였을 때 손상된 뇌의 반대편 즉 손상되지 않은 뇌를 억제하는 방법으로도 손상된 뇌의 운동유발전위가 증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2] 손상 받지 않은 뇌 부위의 자극과 운동유발전의
특히 유우경 교수는 2011년 대한재활의학지에 발표한 “기저핵 출혈 환자에서 전운동피질 자극의 운동학습 효과”라는 논문에서 이러한 효과는 피질척수로가 손상된 정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고 밝혀, 신경로 손상 정도를 고려하여 뇌 자극을 시행해야 함을 강조했다.
유우경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손상된 뇌 부위에 직접 rTMS 자극을 줬을 때와 손상부위 반대쪽에 자극을 줬을 때 운동 기능이 개선된 결과를 확인했지만, 아직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향후 보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효과 및 이런 방법들의 조합을 통해 효과의 극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뇌 자극술, 아직 풀어야 할 과제 많다
현재 뇌의 각 부위는 각자 담당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뇌는 기억과 감정을 처리하여 반응하고, 소뇌는 평형감각, 운동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이런 뇌의 기능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대뇌피질을 직접 자극하는 방법은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마취를 하지 않고 두개를 열지 않은 상태에서 대뇌피질의 운동영역을 성공적으로 자극한 것은 1980년 경부두개자극을 이용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경부자기자극 파동을 반복하여 주기적으로 줌으로써 치료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인간의 뇌는 사는 동안 지속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외부환경이나 경험에 의해 뇌 스스로가 담당하는 영역을 재구성하기도 하는데 이를 뇌가소성이라고 한다. 뇌 자극술은 뇌가소성을 유도함으로써 뇌졸중환자의 기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뇌에 자극을 주었을 때, 자극을 준 뇌 영역뿐만 아니라 전체 관련 운동신경망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rTMS 자극의 빈도, 피질척수로의 손상 정도에 따라 그 효과나 반응이 달라지는 등 아직 연구해야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유우경 교수는 “rTMS는 뇌졸중에서 운동회복을 위한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며 “다만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특히 뇌졸중에서의 운동치료와 같은 기존의 치료들과 뇌자극의 병용 치료를 포함하여 다양한 뇌 자극을 조합한 치료들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