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근 전 이사장은 27일 임시이사회에서 준비해온 원고를 읽은 뒤 더 이상의 말을 아낀 채 제약협회를 떠났다.
돌아보면, 윤 전 이사장의 지난 행보는 ‘논란’ 그 자체다. 2개월이라는 짧은 임기에도 불구하고 역대 이사장 가운데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어낸 인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선출과정부터 겪어온 상위제약사들과의 갈등은 ‘변화와 소통’을 내세워 야심차게 출발했던 그의 열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한계였다.
윤 전 이사장 스스로 “의지와 열정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할 때는 지난 2개월간 겪었을 부담감과 고통이 여실히 느껴졌다.
윤 전 이사장을 변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가 받아온 비난의 여론은 결국 윤 전 이사장 본인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약가인하 소송의 판결을 하루 앞두고 돌연 취하를 결정했던 일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까지 오게 된데 대해 윤 전 이사장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어찌됐든 윤 전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출된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추대한 인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 제2협회 구성 논란을 일으킨 전임 부이사장단의 움직임 역시 업계 큰 회사들로서 가져야할 성숙함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이는 윤 전 이사장이 출마할 당시 꼬집었던 소통부재의 극단적인 단면이기도 하다.
윤 전 이사장의 사퇴를 계기로 제약협회가 지난 2개월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상위제약사와 중소제약사의 갈등구도, 제약협회 양분화 등의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