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강보험 통합과 의약분업 10년 평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신간이 출판됐다.
(사)건강복지정책연구원(원장 이규식,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에서 한 획을 그었던 ‘건강보험 통합’과 ‘의약분업’의 지난 10년 동안(2000-2010)의 정책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한 책자 ①「건강보험 통합 평가와 개혁방향」, ②「의약분업의 역사와 평가」2권을 펴냈다.
건강복지정책연구원은 2종의 책을 발간한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의료정책 및 건강보험 정책 중에서 커다란 획을 그었던 의약분업과 건강보험통합이 이루어진지 10년이 경과했다"면서도 "그 동안 단편적인 평가는 있었으나 정책 추진 당시 제시된 정책 목표나 기대효과의 성취 여부 등을 감안한 종합적인 평가가 없었던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 그 동안에 미루어왔던 때 묵은 숙제를 마치는 의미에서 출판하게됐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통합 평가와 개혁방향'에서는 건강보험 통합 이후 당시 정책 목표로 제시됐던 △소득재분배 △지역가입자 보험료 인하 △관리운영 효율화 △국고지원 최소화 △급여확대 등에 대한 평가를 통해 소득재분배는 당초부터 달성할 수도 없고 평가도 곤란한 목표였으며, 지역가입자 보험료 인하, 국고지원 최소화, 급여확대는 구호로만 끝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어, 관리운영비 절감 측면에서는 미미한 효율화를 보였으나, 건강보험 급여관리에 실패함으로써 급여비 증가가 급속하여 관리의 미미한 효율화는 무의미해졌고, 이제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음을 지적하면서 총체적 평가는 실패로 결론짓고 있다.
건보통합이 실패한 이유는 실증적으로 접근해야 할 정책을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접근하였기 때문으로 분석하면서도 조합으로 회귀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료 부과체계만 일원화시킨다면, 재정통합은 새로운 개혁을 위한 토대가 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인정하고 있다.
통합건보의 개혁방향으로는 △보험료 부과체계의 단일화와 새로운 재원조달원의 추가 △급여의 포괄성과 최소수준의 보장원칙에 따른 급여구조의 개혁 △공단지사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한 급여관리 △치료위주에서 건강관리 및 증진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의약분업의 역사와 평가'에서는 의약분업 추진 당시 정책 목표로 제시되었던 △의약품 오남용 방지 △ 약제비 절감 △국민의 알 권리 및 의약서비스 향상 △제약산업 및 유통구조 정상화 등에 대한 평가를 통해 임의조제 외에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함에 따라 정책 실패를 가져왔다고 총평(總評)을 했다.
이 책에서는 건보통합과 달리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부록으로 의약분업 추진 과정에서 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혈세 낭비 사례(삼성 SDS에 360억 손해 배상) 등 당시 의약분업 정책 설계가 매우 준비 없이 진행되었음을 이해하게 하는 읽을거리를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