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안 설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정신질환의 조기발견과 치료법을 둘러싸고 관련 단체들이 벌써부터 입장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2일, 앞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대해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상담이나 치료를 받은 비율이 15.3%에 불과하다"며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만 이뤄진다면 쉽게 극복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이에대한 실질적인 인력ㆍ예산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회는 특히 이번 조사결과, 정신질환의 낮은 치료율과 증가일로에 있는 우울증의 유병률, 국민 일곱명 중 한명이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는 상황이 드러난 점을 지적하며 정신건강전문가의 역할과 이에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이같은 학회의 의견을 반영하듯 복지부에서는 지난 21일,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조기발견해 치료할 수 있도록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기 검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청소년과 청장년층, 노년층으로 검진대상과 범위를 설정하고 정신병원과 상담소 등을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단체에서는 이같은 복지부의 정책안이 의학적 치료가 불필요한 우울증까지 치료대상으로 선정하는 등 불필요한 의료비를 증가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료윤리학회를 중심으로 몇몇 단체들이 정부의 정신질환 정기검진에 대해 우려하는 뜻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건강문제에 대해 편견을 갖고 정신보건전문가의 역할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이 있어온 만큼 정부가 이같은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안을 발표한 것으로 보이지만 방법론에 있어 관련 단체들의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
복지부가 오는 4월 정신건강에 대한 구체적인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관련단체들의 의견수렴 과정이 녹록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