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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설립자 조영식 박사 별세


학교법인 경희학원 경희대 설립자인 미원(美源) 조영식(趙永植·91) 박사가 18일 오후 5시 13분 별세했다.

빈소는 경희대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 국제캠퍼스 중앙도서관,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광릉캠퍼스) 대회의실 등 3곳. 영결식(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 23일 오전 9시. 연락처 02-961-0001~3

1921년 평북 운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1951년 피란지인 부산에서 경희대 전신인 신흥초급대학을 인수 “교육의 힘으로 나라를 세운다”는 이념으로 경희학원을 유치원부터 대학원에 이르는 명문 사학(私學)으로 성장시켰다.

고인은 1965년 세계대학총장회(IAUP)를 창설하고 총장회의 회장과 영구 명예회장을 맡았다. 또 세계대학총장회 산하 평화협의회(HCP) 의장, 밝은사회국제클럽(GCS International) 국제본부 총재,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총재, 오토피아평화재단 총재, 통일고문회의 의장 등을 역임했다.

이 같은 공로로 제1회 세계인류학자대회에서 '인류 최고 영예의 장'을 수상했으며 UN 평화훈장, 비폭력을 위한 마하트마 간디상, 대한민국 정부 국민훈장 무궁화장, 만해평화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의학교육에도 남다른 신념을 가졌다. 1965년 4월 27일 동양 의과대학을 병합함으로써 경희의료원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당시 사회 일각에서는 한의사 제도를 둔 의료법이 한국 의료제도를 이원화함으로써 낙후성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여 제도 폐기론이 연례 행사처럼 제기되고 있었으므로 동의학(東醫學)의 학문적 연구 의욕은 좌절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경희학원 설립자인 조영식박사는 동양 의대를 병합한 후 한의학과를 신설했고 이를 계기로 학계에서는 동의학을 현대적 의미에서 하나의 학문으로 인정하게 되는 등 한국 의료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그로부터 1년후인 1966년에는 의과대학을 설립함으로써 한국 최초로 동서의학을 망라한 의학교육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의과대학병원 설립작업이 추진되었다.

1970년에는 의과대학병원 경희의료원으로 개칭하여 개원 준비에 박차를 가해 6년 6개월의 오랜 준비 끝인 1971년 10월 5일, 30여억원의 건축비를 투자하고 18층의 현대식 메머드 건물 및 최신 의료 장비를 갖춘 경희의료원이 탄생했다. 의과대학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이 복합된 동서의학의 요람으로 거대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의료원의 설립은 의사 양성이나 환자 치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적인 질병을 몰아내어 "인류사회 재건"의 일익을 담당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그것은 설립자 조영식박사의 개원식 식사에서 잘 나타나 있는데 "경희의료원은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고 국민의 것, 국가의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 우리의 노력과 정력이 깃든 경희의료원을 국민에게 헌납한다"고 천명했다.